서예계의 풍운아로 불리고 있는 율산 리홍재 선생이 지난 3일 대동방서예술문화관(大東邦書藝術文化館)에서 대구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을 기념해 개관식을 겸한 전시회를 가졌다, 이날 전시회에는 서예가와 일반시민 등 수백여 명이 전국에서 찾아와 대성황을 이뤘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10월10일까지 열리며 전통 한지(220x70)인 죽지(竹紙)에 쓰여진 폭 64cm 높이 240cm의 세계 최대 반야심경을 포함한 수백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율산 리홍재 선생은 지난 1999년 대구에서 열린 봉산 미술제 당시 커다란 붓을 장독 속의 먹물에 담갔다가 초대형화선지에 춤을 추듯 온몸으로 써 내려갔던, ‘타묵 퍼포먼스’는 대한민국 서예계의 전설처럼 남아있다. 또한 안동 봉정사 초파일 야단법석에서의 타묵 퍼포먼스는 ‘창조적 서예’를 추구하는 율산 리홍재 선생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기억되고 있기도 하다.
1996년에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 부문 국전 심사 초대작가를 역임한 데 이어 지난 2000년과 2006년에 미술대전 서예 부문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을 지냈다. 이후 한국미술협회 이사, 대구 서예대전 심사위원, 매일 서예대전 초대작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 정예작가협회 부회장, 국제서예가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리홍재 선생은 자신의 작품세계를 일컬어 ‘색서작품(色書作品)’이라고 칭한다. 그의 작품 중에는 오방색을 이용하거나 여성의 나체를 그린 도발적인 작품도 있다. 그런데도 월드컵축구대회, 안동 국제 탈춤 페스티벌, 대구동성로 축제 등 굵직굵직한 국내외 행사에서 갈채와 주목을 받았다. 또한 신비전(新+vision)에서는 일반 서예 작품과 복숭아, 포도, 앵두, 은행, 편백나무 등 각종 과일의 씨, 알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전시에서 선생은 서예계에 새로운 길을 제시 하기도 했다.
‘실패를 즐기라’고 후배들에게 말하는 리홍재 선생은 넉넉하지 않은 집안 환경에서 8남매 중 맏이로 자라 공무원이 되라는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서예가의 길을 걸어왔다. 대학에서는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등 서예와 무관한 삶을 살아왔지만, 1979년에 죽헌 현해봉 선생을 만난 뒤로 서예가를 평생의 업으로 정해 대구 중구 덕산동에 율림 서도원을 열어 후학을 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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