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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시

이남주 기자 입력 2024.01.04 17:04 수정 2024.01.04 17:04

새날을 기다리며
―겨울, 황악산에 들다

깊이 눈 감고 보면 우리 모두 새인 것을
그 사실 깨닫는 게 왜 그리 어려웠나
하늘에 내 모습처럼 낮달 둥둥 떠 있다

산정으로 가는 길 아린 세상 경전 같아
한 걸음 내디디면 두 걸음 미끄러져
숨소리 거칠어지고 몸 자꾸 감감했지만

돌아보지 않아도 내가 날 만날 수 있는
햇살 한껏 되삼킨 그리움 그 속에서
바람에 꺾이지 않은 억새꽃 날아올랐다




*이교상 :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긴 이별 짧은 편지』 등이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창작기금․아르코문학창작기금․서울문화재단창작활성화기금․천강문학상․김만중문학상 외 수상. 현재 <교상학당 시조아카데미>에서 시조를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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