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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가수 김호중 사건과 김천의 대처 방향

김희섭 기자 입력 2024.05.29 13:58 수정 2024.05.30 13:58

 
ⓒ 김천신문
편집국장 김희섭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가수의 추락!
어린시절 불우한 환경에서 할머니 손에 자란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소년에겐 조폭, 학폭, 불법도박, 병역등의 논란이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가창력과 대중적인 인기에 힘입어 그를 둘러싼 논란들은 흐려지고 있었다.
 
운명의 장난인가, 순간적인 판단의 잘못으로 되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만 가수 김호중, “역시 근본이 어디가겠어?”라며, 그의 행동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그칠줄 모른다.

김호중은 경남 울산에서 태어나 어린시절 이혼한 부모 대신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학창시절 이종격투기에 우승할 정도로 운동신경과 싸움실력이 뛰어나 경북예고 1학년 재학시절 폭력 단체에 연류된 활동과 불성실한 학교생활로 퇴학처분을 받는다. 이 시절 김호중이 의지하던 유일한 피붇이 할머니의 사망과 서수용 선생님과의 만남으로 김천예고에 전학하면서 운명이 바뀐다. 폭력 단체에서 손을 떼고, 성악에 매진, 각종 전국대회 성악부문의 상을 휩쓸며 실력을 인정받아 독일유학 기회를 얻는다. 그의 인생이야기는 ‘파파로티’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2020년 미스터 트롯대회에서 4위를 차지하며 고음의 터너 가수가 트로트노래를 감성적으로 불러 전국민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민가수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전국투어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음주 후 도주 사건이 발생하면서 수사의 대상이 되고 모든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루 아침에 그의 인기와 이미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에 있는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럴 경우 김씨는 사고 즉시 음주 측정을 받고 그에 따른 처벌을 받는게 마땅했을 것이다. 그러나 김씨는 운전자를 매니저로 바꿔치기,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 훼손, 김씨 소속사의 사건 조작, 해당사건 발생 17시간 뒤에야 경찰에 출석해 음주 측정에 응하는 등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 21일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약 3시간가량 조사했고 김씨의 음주 경위, 음주량 등을 파악해 다음날인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김씨와 소속사대표등을 24일 구속했다.

사건을 은폐하려는 그의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행동으로 인한 피해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그의 재능을 아끼고 지지해준 많은 팬들, 입지전적인 성공을 롤모델로 여겼던 젊은이들 그리고 무엇보다 가수 김호중이 재능을 키운 김천예고가 있는 김천은 그의 이름을 관광산업과 연계시켜 김호중을 적극 홍보하고 응원해왔다.

김천시는 ‘김호중 소리길’을 2021년 2억여원을 들여 김씨가 졸업한 김천예고에서부터 연화지까지의 골목에 관광 특화 거리를 조성해 김 씨 팬카페(아리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꾸몄으며 조형물, 벽화 거리, 포토존 등을 설치했다. 해마다 해당 길을 찾은 관광객은 최소 10 만명 이상으로 김천시에 많은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가수, 배우, 문학가, 체육인, 예술가 등의 이름을 딴 거리가 많이 있다. 송해길, 대구 김광석거리, 제주 서귀포 이중섭거리, 수원 나혜석 거리, 이회택로, 박지성길, 소지섭길 등등, 지자체들은 유명인들을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해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박유천 길처럼 해당 연예인이 사회적 물의를 빚는 과정에서 존폐 논란에 휩싸이는 사례도 있다.

김호중 씨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김씨 상징 거리가 조성된 김천시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씨의 행위는 법적 조치를 받겠지만 김천시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김호중 소리길’ 철거를 검토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게 마련이다. ‘김호중소리길’이 결정될 당시 인간 김호중을 존경해서 그의 이름을 빌린 것은 아니다. 그의 재능, 예술성, 김천과의 인연 그리고 그를 추종하는 팬덤의 영향력등을 고려하여 결정되었을 것이다. 그에 대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니 그래도 다행인 것은 ‘김호중길’이 아닌 ‘김호중 소리길’로 명명된 점이다.

시는 일부 과격한 비판과 당장 ‘김호중소리길’을 철거하자는 주장에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다. 상황을 주시하며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명분 보다는 실리를 챙겨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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