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법률구조공단은 유병자보험 가입자의 과거 검사 이력을 문제 삼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보험회사를 상대로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
 |
|
| ⓒ 김천신문 |
|
Ⅰ 사건 개요
A씨의 배우자 B씨는 평소 협심증 의심 증상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이력이 있어 일반 보험 가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2023년 8월 C 보험회사의‘간편 심사형 유병자보험’에 가입하였다.
이후 B씨는 2024년 1월 불안정 협심증 진단을 받고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받게 되었고, A씨는 보험 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보험 가입 약 7개월 전인 2023년 1월 B씨가 관상동맥조영술 검사를 받으며 병원에 수 시간 체류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 병원 기록상‘1일 입원’으로 기재되어 있고 입원료가 산정되었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 당시“최근 2년 이내 입원 여부”를 확인하는 질문에‘아니오’라고 답한 것이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보험회사는 이를 근거로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다. A씨는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 소송을 제기하여 1심에서 승소하였으나, 보험회사가 항소하자 항소심 대응을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이하 공단)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였다.
Ⅱ 사건의 쟁점 및 법원의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관상동맥조영술 검사를 위해 수 시간 병원에 체류한 것이 보험 약관상‘입원’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이를 보험 가입 당시 알리지 않은 것이 고지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공단은 이 사건 보험이 일반 보험과 달리 병력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간편 심사형 보험’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간편 심사형 보험은 제한된 질문을 중심으로 위험을 평가하는 상품인 만큼, 약관 내용 역시 평균적인 소비자의 이해 가능성을 기준으로 해석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또한 공단은 단순한 병원 체류시간이나 행정상 입원 처리 여부만으로 입원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치료 내용과 환자 상태, 지속적인 의료적 관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공단은 이를 위해 △검사 시간이 약 20분 정도에 불과했던 점 △검사 후 특별한 처치 없이 회복실에 머물다 귀가한 점 △실제 입원실에 입실한 사실이 없는 점 △담당 의사가 외래 진료 수준의 처치라는 취지의 소견을 밝힌 점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법원에 제출하였다.
부산지방법원은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보험회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법원은 단순한 병원 체류나 행정상 입원 기록만으로 약관상‘입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일반 소비자가 해당 사실을 보험 계약상 알려야 할‘입원’으로 인식하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였다.
Ⅲ 사건의 의의 및 향후 계획
이번 소송을 진행한 공단 소속 김기범 공익법무관은“이번 판결은 최근 보험 시장에서‘유병자도 가입 가능’,‘간편 심사’등을 내세운 보험 상품 판매가 증가하는 가운데, 실제 보험금 청구 단계에서 과거 병원 기록 등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되는 현실에 대해 소비자 관점의 판단 기준을 제시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보험 약관 해석에 있어 단순한 형식적 기록이 아니라 실제 치료 내용과 환자 상태, 평균적인 일반 소비자의 인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앞으로도 경제적·법률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법률구조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