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는 바 노중석 예술인은 이런 사람이다. 그는 화왕산과 우포늪이 있는 비사벌(오늘날의 창녕군)에서 퇴계의 학맥을 이은 유학자 가문에서 출생하여 성장했다. 일찍부터 초정 김상옥 선생으로부터 현대시조를 익혀 197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가작) 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학교 현직에서 그를 대할라치면 화학을 가르치는 교사가 시조와 서예에 탁월한 재능을 보임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그는 김천에서 교사생활을 하다가 결혼하여 지금도 김천에서 살아오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을 가르치고 나머지 시간에는 스스로 김천역 광장 앞에 서예연구실을 마련해 회원을 모아 서예를 연마해 왔다. 애초 아호가 마음으로 벼루를 갈겠다는 ‘심연(心硏)’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심연(心然)’으로 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서예는 자연의 경지에 도달하여야 한다는 그의 서예 정신이 담긴 호가 아닌가 싶다.
노중석의 글씨는 갑골문부터 예서, 해서, 행서, 초서가 많다. 서예에 좁은 식견에서나마 종종 관람해 본 그의 서예, 서각은 특히 행서, 예서, 전서, 초서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의 한글 글씨도 널리 알려질 대로 알려 있다. 지역사회에 그의 한글 서예가 현판, 비문, 시문, 서각 등 여러 편 남아 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결실은 그가 배우기 싫어하지 않고 서예의 본질을 천착해 가며 살겠다는 탐구 정신에서 나온 결실이 아닌가 한다. 그는 정년퇴임 후에도 계명대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았다.
노중석의 생애에서 시조 몰입은 크게 자리를 차지한다고 보여진다. 일찍이 시조문학동인회 <창호지>(1967)를 창립하면서부터, 시조 동인 <오류>를 통하여 문무학, 민병도, 박기섭, 이종환 등과 함께 현대시조 발전에 앞장 서서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시조집 <비사벌 시초>, <하늘 다람쥐>, <꿈틀대는 적막>, <백비 앞에서>를 냈으며, 자신의 시조로서 가곡집과 여러 장의 음반을 발간하기도 했다.
심연은 교사로 서예가로 시조시인으로서 다양한 재능을 발휘하는 예술인이다. 김남형 계명대 명예교수는 그의 서예 세계를 두고 “밝고 간결한 필획과 깊은 예술적 사색에서 배태된 참신한 조형감각이 어우러져 조성하는 ‘자연스러움’이라” 한다. 팔순을 맞은 노중석의 서예 세계가 더욱 무르익어 갔으면 하는 희원을 가지고 전시장을 나선다. 서품전은 이달 8월 27일까지 이어진다고 홍보되고 있다.
민빛솔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