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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종합 종합일반

주부수필

김천신문사 기자 입력 2004.04.23 00:00 수정 0000.00.00 00:00

장미 한다발

봄이 시작된 지도 오랜시간…4월이다.
나에겐 4월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했기 때문이다.
1992년 4월 26일 일요일 대구의 ‘황제 예식장’에서.
내 남편은 연하이다. 내가 네살이 더 많다.
누구에게나 아름답고 멋진 사랑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내겐…힘겨웠던 사랑이었다.
내가 서른 살, 그이가 스물 여섯의 봄에 우리는 결혼을 했다.
직업은 경찰 공무원이었고 계급은 순경이었다. 지금은 무궁화 꽃을 두개 달고 있는 경감인 지구대장이다. 경찰서에 근무 하기에 지구대장인 것이다. 파출소가 이제는 지구대로 명칭이 바뀌었다. 예전엔 각각의 파출소에 소장 한 분씩 계셨는데 지금은 파출소가 몇 개씩 합쳐져서 지구대가 된 것이다. 내 남편은 그동안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왔다. 공부해서 승진 시험에 계속 합격을 했다. 순경, 경장, 경사, 경위, 경감, 이렇게 계급이 올라갔다. 무궁화(꽃)를 피우기가 힘들다는 것은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안다. 그리고 “하면 된다”는 것도 나는 잘 알고 있다.
나는 그 동안 두 아들의 엄마가 되었다. 초등학교 5학년, 1학년인 인회(仁會)와 준회(俊會)이다.
남편은 올 해 1월에 경감 승진 시험에 합격하고 김천의 동부지구대로 발령을 받았다. 그후 나는 동부지구대 사무실에 몇 번 방문을 했다. 우리집하고 가깝다.
어제 나는 장미 한다발을 사서 들고 동부지구대를 찾아갔다. 서른 여덟 송이의 장미꽃을 한아름 안고. 나도 남편에게 장미를 선물받은 적은 있었지만 나이만큼 받아본 적은 없었다.
사무실에서 여순경과 여직원은 깜짝 놀라면서 “선물 받은 것이냐”고 물었다. “아니 내가 대장님께 선물하려고 한다”고 말하니까 더 놀라는 눈치였다. “내가 다음에 올때는 맛있는것 사오겠다”고 하니 장미꽃을 사달란다.
남편은 장미 한다발을 안겨주니 놀라운 표정을하며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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