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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음악 예술

두 시인 지망생 ‘꿈 이루다’

권숙월 기자 입력 2010.12.16 09:51 수정 2010.12.16 09:52

이정란 ‘자유문학’ 신인상 시 당선
이희승 ‘시선’ 신인 발굴 시 당선

김천문화학교 시창작반 두 수강생이 2010년 막바지 나란히 문단 등단의 영광을 안았다. 여울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란(43세)씨가 ‘자유문학’ 신인상 시부 2회 추천완료로, 이희승(43세)씨는 ‘시선’ 신인 발굴 시 당선으로 등단했다.

ⓒ (주)김천신문사
(사진)이정란씨는 ‘자유문학’ 가을 호에‘딸의 남자친구’, ‘여자이고 싶은’, ‘장날’ 등 3편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햇살 퍼진 버스 주차장/반푼이아들 옆에 앉아/화장을 하는 여인에게 시선이 멈췄다/붉은 입술 내밀고/턱 곧추세우며/마스카라를 덧바른다/아이뷰러를 꺼내든다/아들은 엄마의 팔을 끌지만/엄마는 입술만 더 내밀고//여든이 넘은 내 어머니도/감각이 무딘 손으로/가끔 화장을 하시곤 한다/눈썹자리보다 위로 눈썹을 그리고/입술가로 퍼지게/립스틱을 칠한 어머니의 모습이/햇살 퍼진 차창에서/방긋이 웃는다/‘엄마, 엄마도 여자지요?’
당선작 ‘여자이고 싶은’ 전문이다.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을 역임한 신세훈 시인은 심사평을 통해 “주위 자연환경과 혈연관계를 잘 풀어내 자연과 인간관계를 동양사상으로 편하게 그려내는 동양 서정 수사기법이 뛰어나다”고 높이 평가했다.

신 시인은 이어 “이정란씨의 응모 시는 가족과 이웃, 자연에 대한 사랑을 다룬 것이 대부분”이라고 소개하고 “소재를 멀리서 찾지 않고 가까운 데서 찾아 이를 시로 형상화하고 있으며 생활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소하고 평범한 사실을 열정적인 시 정신, 여성다운 섬세하고 예리한 감수성으로 재구성해 시의 맛을 더하게 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성주에서 출생해 한국방송통신대 국문과를 졸업한 이정란 시인은 김천문화학교 시창작반 수강생으로 구성된 여울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서툴지만 아름다운’ 등의 동인지를 냈다.

이정란 시인은 그동안 매일한글백일장 장원, 경북여성백일장 입선, 전국문화가족창작시 공모 장려 등을 차지했다.



ⓒ (주)김천신문사
(사진)이희승씨는 ‘시선’ 겨울 호에 ‘함박눈’, ‘예동리’, ‘모기, 일침을 가하다’, ‘달’, ‘믿을 수 없던 한 컷’ 등 5편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봄이지 싶은데/이불 같은 아늑함 속으로 너는 온다/아이들 등교 준비로 돌아볼 틈 없는 아침/부유하던 공간의 중량을 이겨낸 얼굴들이 창을 밝힌다/벼락같은 기쁨이란 없으리라 여기는 중년/느닷없는 탄성이 너의 길목으로 부른다/까마득히 떠돌던 물방울이었다가 땅이 가까울수록/파란 많은 응시가 되어 내 응시 위로 앉는다/순식간에 보낸 지난날 몽땅 잘라다가/한달음에 달려온 듯 보이지만 실은 내맡겼을 여정들을/이 처연함 속으로 데려올 수 있다면/지난 생만큼 남은 터 뒤에다 박음질해 두고 싶다.

당선작 ‘함박눈’ 전문이다.
심사를 맡은 이재창 정공량 두 시인은 심사평을 통해 “이희승씨의 응모 시는 생활 속의 이야기를 자신 나름대로의 해학으로 가다듬어 독특한 개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강한 에스프리와 긴장미가 돋보이며 요설적 호방함이 뛰어났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이런 요설적 호방함은 시의 음악적인 요소에 부합해 독자들에게 읽히는 시”라며 “앞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창출해내는 시인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했다.

조마에서 출생해 대구전문대(현 대구과학대)를 졸업하고 영상작가전문교육원 연구반을 수료한 이희승 시인은 김천문화학교 시창작반 수강생으로 구성된 여울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서툴지만 아름다운’ 등의 동인지를 냈다.

이희승 시인은 특히 개인 시집을 발간할 예정으로 원고를 출판사(시선사)에 넘겨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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