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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자 시집 ‘홍매화 입술’이 북랜드를 통해 발간됐다. 1940년 부산에서 출생해 1966년 교사자격증을 획득, 칠곡에서 유치원 교사생활을 한 아마추어 시인 이길자씨가 74편의 시를 5부로 나눠 편집한 시집을 발간한 것.
그대로가 화장이다//볼그레한 입술/화사한 볼/미소 짓는 얼굴/늘어진 꽃줄기/분홍색 저고리에/검은 치마 받쳐 입고/가지가지 매달린 꽃/바위틈에 자리 잡고 피었다//얼른 커서 꽃피우고 싶다고/굵은 가지에 걸터앉은 가지들/살짝 내민 입술에/수줍음이 맺혀 있다.
표제 시 ‘홍매화 입술’ 전문이다.
“간간이 외숙모께서 보여준 시를 읽을 때마다 참 따뜻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시들은 마치 솜이불과 같아서 괜찮아, 괜찮아, 그렇게 읽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느낌이었다. 매일 시를 쓴다는 건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를 쓰려면 자기 안에서 가장 순수한 마음을 꺼내야만 한다. 매일 시를 쓰면 그 사람은 매일 순수해질 것이다. 외숙모의 시가 따뜻한 건 그분의 진심이 따뜻하기 때문이리라. <중략>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우리는 얼마든지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 시를 쓰는 사람이 되는 건 그 중에서도 제일 멋지다. 그런 점에서 외숙모는 참 멋진 분이라고 생각한다. 외숙모가 매일 시를 쓰는 사람이 되기를, 그래서 매일 새로워지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김연수 작가가 쓴 ‘시집 발간을 축하드리며’ 일부분이다.
이길자씨는 ‘책 끝에’ 이렇게 썼다.
“가을바람이 앉아 있는 나를 불러내어 밤잠을 설치게 합니다. 꼭 첫사랑 만나러 가는 기분, 가슴이 쿵쿵, 마음이 가만있지 않습니다. 칠순의 나이에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은 아마도 시를 접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꽃향기가 나를 불러 시에 취하게 합니다. 아직 젊음이 자리 잡고 있는 듯 오래된 꽃이라고 향기도 늙었으랴. 근심 걱정 덮어보려고 시창작반에 겁 없이 뛰어들었습니다.”
1969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김천역 옆에서 남편(나황연)과 함께 서울식품을 경영하고 있는 이길자씨는 육심장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0년 꽃꽂이 1급 자격증을 획득했다. 지난해부터 김천문화학교 시창작반과 문인화반에 등록해 시와 문인화를 공부하고 있으며 김천문예백일장 참방 등의 수상경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