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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 첫 시집 ‘둥글게 둥글게’(시선사)가 발간됐다. ‘시선’ 2010년 겨울호에 ‘함박눈’, ‘예동리’, ‘모기, 일침을 가하다’, ‘달’, ‘믿을 수 없는 것’ 등 5편을 발표하며 등단한 이희승 시인의 시집 ‘둥글게 둥글게’가 발간된 것.
조마면 출신으로 김천여자고등학교를 거쳐 대구전문대학(현 대구과학대학)을 졸업하고 김천문화학교 시창작반 수강생으로 시를 공부해온 이희승 시인의 시집 ‘둥글게 둥글게’는 ‘초대 손님’, ‘썰물의 말’, ‘비닐하우스 수박밭에서’, ‘똥집을 까다’ 등 59편의 시를 4부로 나눠 편집했다.
고추에 지주목을 꽂는다/연이은 망치질에도/진화된 청동 지주목은 나무처럼 꺾이지 않는다/플라스틱 덮게도 있어 바로 밑/내 손 불똥 맞지 않아도 되겠다//하거집게 일해 바라,/툴툴거리며 일하던 내게 서릿발 같았던/아버지의 재촉처럼/날마다 쪼아대던 아버지에게/산도 비탈밭을 내주고 말았는데//맥 놓고 놀 테냐, 시아버님 한마디/간밤 비에 불어난 강물 같은 얼굴/웃음으로 접고/하거집게, 마음 밭 한 뙈기 얻을/지주목을 심는다
표제 시 ‘둥글게 둥글게’ 전문이다.
“이희승의 시에서 우리는 재기발랄한 단서를 찾는 데에 고민하지 않을 수 있는 편안함에 젖어 있다. 이는 이희승만의 남다른 시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이희승의 시는 감성과 감각을 함께 아우르고 있다. 이희승이 가지고 있는 활달함은 무엇보다 시를 신선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시단에 갓 나서는 신인으로 다양한 시적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선’ 편집주간을 맡고 있는 정공량 시인의 ‘감성과 감각의 판타지아’ 제목의 ‘해설’ 시작부분이다.
정공량 시인은 “이희승 시인의 시가 다양한 포즈를 취해 언어적 감각을 세우고 있는가 하면 요설적이면서도 요설에서 끝나지 않는 나름대로의 진중한 태도로 음악성이 살아있는 시를 연출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고향집 텃밭에 단감들이 설익은 채 얼어 있었다. 어머니는 더 맛있게 익힌 감들을 먹이고 싶어 가지에 매달아 놓았겠지만 우리는 그것들을 외면해버렸다. 그래서 나는 그냥 두면 익혀지기보다 제 풀에 빠져버릴지도 모를 땡감 같은 시들을 보내고 남은 나무가 되려고 한다. 서로 안녕을 구하며 손 흔들어주기로 한다.”
이희승 시인의 ‘자서’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