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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국회의원 |
ⓒ (주)김천신문사 |
김천-진주를 거쳐 거제를 연결하는 남부내륙철도 건설계획이 발표됐다.
총 연장 186.3km에 6조7,907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KTX역사, 혁신도시와 함께 김천미래 100년을 받쳐주는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중부내륙과 남해안권을 직접 연결해 국토 중·남해안권의 교통편의 증진 및 지역개발을 촉진하고 경부고속철도와 경부선 등 기존철도와 연계된 철도망 구축을 통한 수송효율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부내륙철도는 김천시민들이 처음 접하는 낮선 사업이 아니다. 이미 1966년 11월9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남부내륙철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김천 성의상고 운동장에서 열린 기공식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의미 있는 사업이다.
당시 김천과 삼천포를 연결한다고 해서 김삼선(金三線)으로 이름이 붙은 이 사업은 기공식 이후 흐지부지됐다. 그로부터 다시 삽질을 할 수 있기까지 무려 45년 세월이 걸렸다.
사실 필자는 국회에 입문하면서 남부내륙선 재추진에 모든 것을 걸었다. 임기동안 한 번하기도 어렵다는 예결위원을 2년 연속 고집했다. 국무총리, 국토부장관, 기재부장관을 상대로 녹음 재생하듯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질 수밖에 없는 정부의 반응은 언제나 단호하고 냉랭했다. 하지만 열 번 찍으면 넘어간다고 했다.
마침내 최종 발표를 이끌어 내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열두 고개는 더 넘었다. 본래 정부 입장은 벽창호였다.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철도얘기를 꺼내는 것조차도 꺼려했다. 때문에 두드려도 열릴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박보생 시장과 함께 부처방문 등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다. 국회 국토해양위원들에게도 SOS를 쳤다. 국회에서 장관을 다그치고 총리를 압박하는 양동작전을 펼쳤다.
그런 노력 탓일까? 국토부는 고심 끝에 김천-성주-합천-진주-거제안과 대전-금산-무주-장수-진주-거제를 거치는 두 가지 안을 검토 대안으로 올렸다.
승부는 쉽게 끝나는 듯했다. 김천-거제안이 대전-거제안 보다 사업비가 1조2천억원이나 적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대전안은 기존 대전-진주간 고속도로가 운영중이어서 중복투자 비난의 소지가 높았다. 때문에 국토부는 내부적으로 김천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럼에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것은 진주출신 국회의원들의 반대 때문이다. 진주출신 최구식 의원과 김재경 두 의원이 대전-진주-거제안을 고집했고, 더구나 최 의원은 국토해양위 간사였다. 최구식 의원을 만나 “김천과 진주가 상생하는 길로 가자”고 설득했고, 김재경 의원에게도 이해를 구했다. 김천안과 대전안이 충돌하면 자칫 백지화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역 국회의원과 입장을 같이했던 이창희 진주시장도 직접 만나는 등의 각개격파를 시도한 끝에 김천안에 반대했던 세 사람 모두를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큰 고개를 넘었지만 그러나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대전-진주-거제 구간에 놓인 무주와 장수, 금산지역 출신인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무소속 이인제 의원의 반대가 불거진 것. 특히 정세균 전 대표와 민주당 등 야권 일각에서 이 사업을 ‘형님예산’으로 몰아세운 것이다. 포항과는 상관이 없는데도 김천과 성주 등 경북일부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생트집을 잡은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필자와 한 배를 탄 진주 최구식·김재경 의원과 합천출신 조진래 의원이 연계하는 공동 전략으로 정면 대응해 최종 발표를 이끌어 냈다.
박보생 시장도 고령·성주·합천·의령군수화 함께 기재부와 국토부를 방문해 공동건의문을 제출하는 등 전방위적인 대정부 압박 작전을 펼쳤다.
국책사업은 시행과정에서 반드시 지역 이해관계라는 복병을 만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복병을 슬기롭게 헤쳐가지 못하면 결국은 표류하고 만다.
최근 동남권 신공항이 대표적인 경우다. 만일 진주 출신 국회의원이 마음을 돌리지 않고 끝까지 대전-진주-거제안을 고집했다면 정부도 발표를 미뤘을지 모른다.
그랬다면 김천-진주-거제간 철도도 동남권 신공항처럼 백지화 대열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을까? 남부내륙철도가 재탄생할 수 있기까지 협조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