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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나 있음직한 효심과 자기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역전시킨 불굴의 억측 오뚜기 아줌마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례면 상부리 543-3번지에 거주하는 이기순(54세)씨. 이씨는 부항면 유촌리에서 귀한 집 딸로 태어나 시아버지가 지례면장을 역임한 집으로 시집을 왔으나 그때는 이미 가세가 기울고 있는 중이었다. 더구나 남편은 6남매의 장남으로서 지례우체국 집배원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나 쥐꼬리 월급으로는 생계를 꾸려 나가기 어려워 한없이 고달픈 나날의 연속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시집오고 몇 년 지나자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시아버지마저도 중풍으로 앓아누워 13년간이나 똥 오줌을 받아내지 않으면 안됐다. 그러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오로지 자신이 흔들리면 안 된다는 신념으로 가정을 꾸려나가자 주위에서 ‘현대판 열녀’가 나타났다고 칭송이 자자했다. 이런 가운데 남편이 지난 2007년 김천우체국 집배장을 끝으로 정년퇴직을 하자 이씨는 혼자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못 배운 게 한이 된 것이다. 늦은 나이에도 공부를 할 수 있는 길이 없을까 찾던 중 누군가로부터 시내 남산동에 야간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2009년 김천늘푸른학교(교장 강국원)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밤에는 이곳 학교에 나가 공부하고 아침에는 아침밥을 지어 놓고 의문 나는 문제가 있으면 학교에 갈려고 가방을 메고 나가는 자녀에게 질문을 하는 등 열심히 해서 2009년도에 고등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2010년도에 대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에 도전해 올해 5월12일 합격증을 받아 들고는 집으로 달려가 남편을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또한 지난 16일 늘푸른학교 졸업식에서 오뚜기 아줌마 이씨는 고등부 대표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인사말을 하면서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이것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내년에는 꼭 사각모자를 쓰겠다고 다짐하면서 입술을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