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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환 시집 ‘행복한 발자국’(창조문예사)이 발간됐다. 개령 출신으로 ‘한맥문학’을 통해 등단한 문진환 시인의 ‘바다로 가지 못한 어부’에 이은 두 번째 시집 ‘행복한 발자국’에는 76편의 시가 ‘꽃과 별과 꿈이’, ‘어머님 전상서’, ‘바라보는 행복’ 등 3부로 나눠 편집됐다.
어무이 아부지/ 어찌 그리 정 좋으셨던가// 하루 종일/ 구린내 나도록 입 다물고 계시다/ 울 아부지 울 어무이 둘이만 계시면 소곤거렸다// 죽을 때도 같이 죽자 했을/ 한참 아래 누이 같은 아내/ 하늘나라 먼저 보내신 날/ 어깨를 채질하며/ 소리 없는 울음으로 우신 아버지// 마누라 두고 못 떠난다고/ 산소 오르내리는 재미로 살다// 몸 늙어 고집 꺾고/ 큰아들 따라 사시다/ 해 질 녘마다 언덕에 올라/ 고향 하늘만 보시더니// 죽어서도 천릿길 고향 땅 돌아가지 못하시고// 그렇지만/ 이제는 좋으시겠다/ 울 어무이 아부지/ 하늘나라에서 하루 종일 마주보고 웃으시겠다.
고향 김천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타향에 묻힌 부모를 그리워하며 쓴 ‘어무이 아부지’ 전문이다.
이성교 시인(성신여대 명예교수)은 해설을 통해 “문진환 시 정신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것은 자연의 빛과 더불어 향수 의식”이라고 밝히고 “비록 고향을 떠나 오랫동안 타관에 살고 있지만 늘 고향에 살 때의 그리움이 자리 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시인은 또한 “오랫동안 남다른 인생 체험을 갖고 섣불리 밖으로 잘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 감추면서 눈물 나는 진실한 이야기를 키워왔다”며 “흔히 예술론에서 종국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 미와 진실이거늘 그의 시에는 이 두 가지가 잘 조화를 이뤘다”고 높이 평가했다.
문진한 시인은 “첫 시집 ‘바다로 가지 못한 어부’를 내놓은 지 두 해가 조금 지나는 동안 나는 또 몇 차례의 큰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중에 이렇게 다시 일어나 고난이 유익이라 믿고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한다”며 “할 일이 조금 더 남았다고 살려주셨는데 틈틈이 모은 시를 모아 두 번째 시집 ‘행복한 발자국’을 만들고 보니 그야말로 온통 행복한 시들이 됐다”고 ‘시인의 말’을 통해 밝혔다.
철원 충만한교회 담임목사로 봉직하고 있는 문진환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회, 한국기독교문인협회, 한국기독교시인협회, 한맥문학회, 목산문학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한국기독교시인협회 문학대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