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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음악

이길자씨 ‘한국시’ 신인상 당선

권숙월 기자 입력 2011.11.03 09:09 수정 2011.11.03 04:07

일흔 둘에 시인의 꿈 이뤘다

ⓒ (주)김천신문사

이길자(사진·72세)씨가 ‘한국시’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 등단을 했다. 월간 ‘한국시’ 11월호에 ‘햇살이 거울이다’, ‘홍매화 입술’, ‘일흔 하나’ 등 3편의 시가 당선돼 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매서운 겨울엔/ 맨얼굴이었는데/ 산과 들/ 집 화단까지/ 봄빛으로 퍼져있을 때/ 꽃들이 빛을 보더니/ 꽃단장 시작이다/ 개나리, 하늘 보고 노란색으로 치장하고/ 진달래, 해를 보며 볼에 분홍색 분을 바르고/ 눈썹은 꽃술로 그린다/자목련은 자주색 속치마 입고/ 흰 속살 드러내며 다른 꽃을 건드린다/ 햇살 거울을 보고 한 짓이다/ 하늘도 거울 덕에/ 화사한 봄 화장을 내려놓는다
당선 시 ‘햇살이 거울이다’ 전문이다.

심사를 맡은 이성교 채규판 김해성 시인은 심사평을 통해 “내밀하고 다정한 감성과 친자연적 시관(詩觀)으로 삶과 자연의 정한(情恨)을 잘 형상화하고 있으며 특히 인간과의 교감과 시적 진실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묘사력이 뛰어나다”고 높이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햇살은 거울이다’는 꽃의 성장과 개화의 신비성을 노래하면서 햇살과 거울을 오묘한 재치로 비유하고 있고 ‘홍매화 입술’은 꽃을 의인화해 인간과의 교감사상과 시적 진실을 섬세한 묘사표현으로 전하고 있으며 ‘일흔 하나’는 연륜을 통한 인간 삶의 희로애락의 애환을 잘 그려내고 있다는 평을 하고 “그의 연륜과 같이 내면적인 시적 감정의 무게가 실려 있다”고 격려했다.

이길자 시인은 당선소감을 통해 “50대부터 하루하루를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일기를 써온 습관이 70대가 돼갈 무렵 시와 친하게 됐고 시는 마음의 비타민 역할을 했다”고 밝히고 “펜을 쥐고 노트에 시를 습작하다 보면 웅크리고 있던 마음들이 생기의 불씨가 돼 고개를 들고 일어나곤 했다”며 “오늘의 행복만을 안고 정신의 탄력을 받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하게 하는 좋은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1940년 부산에서 출생해 칠곡에서 유치원 교사생활을 하다 1969년 결혼한 이길자 시인은 이때부터 지금까지 김천역 옆에서 남편과 ‘서울식품’을 경영하고 있다. 그동안 김천문화학교에서 시를 공부하며 김천예술제 등 백일장에 참가해 수회에 걸쳐 입상하고 시집 ‘홍매화 입술’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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