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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남석 첫 산문집 ‘냄비 받침’(수필세계사)이 발간됐다.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고 자라 김천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수필가 윤남석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을 받아 발간한 ‘냄비 받침’은 ‘민들레의 무릎’, ‘영국사 똥낭구’, ‘풍각쟁이’, ‘배추와 매미’, ‘수필, 그 잡것’ 등 44편의 산문이 5부로 나눠 편집됐다.
산문집 ‘냄비 받침’을 읽기 위해서는 그가 책머리에 쓴 말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그래야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책,을 내고자 마음먹었을 때, 고루한 관념을 깨뜨리고 싶었다. 단락도 마음대로 나누고, 행도 마음대로 가르고, 낱말도 내키는 대로 쪼개 보았다. 뭐든지 어떻게 해야 한다,는 고착된 방식이 무엇보다 싫었다. 보편적이고 규격화된 틀을 벗어나고 싶었다.”
책 이름을 ‘냄비 받침’으로 정했으니 ‘사용 설명서’도 있어야겠다고 쓴 말을 좀 더 보자.
“먼저, 하고 많은 이름도 쌨는데, 왜 냄비 받침‘으로 정했을까,에 대한 의문부터 설명하기로 한다. 보통 책 이름을 정할 때-자신의 대표작을 끌어와 타이틀로 정하거나 아니면 고상한 글귀를 빌려와-될 수 있으면 멋스럽게 짓는 편이다. 그런고로 책 이름을 ’냄비 받침‘으로 정했다고 하자, 독특해서 괜찮을 거 같다며 자못 정신적인 고무를 준 이도 있고, 왜 하필 그렇게 조야한 제목을 다느냐,며 반하는 견해를 노골적으로 밝힌 이도 있다.”
그는 책 이름을 ‘냄비 받침’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능청을 떨고 있다.
“글쓴이로서의 어떤 막연한 바람보다는, 내가 독자라도 참 읽기 고리타분할 것도 같아 냄비 받침으로 써도 무방하다는 걸 친절히 고지할 필요성도 있기에 책 이름을 정하게 된 것이다. 읽지도 않을 책, 굳이 책장에 꽂아 놓을 필요도 없거니와 냄비 받침으로라도 활용하면 좀 유용할 것 같아서다.
책 두께도 280페이지가 되니 그만큼의 열 차단 효과는 충분히 기대할 수 있겠다. 우선 밥상이 상할 염려는 없겠다. 알루미늄 냄비에 라면을 끓여 드시거나, 전골틀에 얼큰한 요리를 해서 가족들이 즐겁게 식사할 때, 조금이나마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혹, 세련된 냄비 받침이 있는 터라, 굳이 이걸 촌스럽게 냄비 받침으로 쓰기 뭐하다면, 주위에 선물하는 방법도 괜찮을 방법일 것 같다. 그렇게라도 활용해줘야 책을 낸 보람을 찾을 수 있겠다, 싶어 고심 끝에 결정하게 되었다.”
이제 윤남석 산문집 ‘냄비 받침’을 읽고 안 읽고는 독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