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교육·문화·음악

<김천시단> 따뜻한 소음

권숙월 기자 입력 2011.12.31 16:17 수정 2011.12.31 04:17

전향
(출향 시인·영남대병원 근무)

ⓒ i김천신문
잘 나가는 대기업에 근무하다
40대 초반에 명퇴하고는
고향에 내려와 살고 있는 그,
처자식 모두 서울에 두고
홀로 쇠약한 부모님과 함께 살아가는
그의 집을 찾아가 문을 여는데
삐거덕거리는 요란한 소리에
“문에 기름 좀 쳐야겠어요” 하니
“밤늦도록 들어오지 않은 아들 기다리다
그 소리에 들어왔구나 하고 마음 놓으실 텐데
그러면 되겠느냐”고 한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에서 마음으로
따뜻하게 이어주는 문소리가
넓고 깊은 강물로 흐르는 그 집에서
기름 쳐야겠다는 내 말이
차가운 소음이 되어 되돌아왔다


저작권자 김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