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대기업에 근무하다 40대 초반에 명퇴하고는 고향에 내려와 살고 있는 그, 처자식 모두 서울에 두고 홀로 쇠약한 부모님과 함께 살아가는 그의 집을 찾아가 문을 여는데 삐거덕거리는 요란한 소리에 “문에 기름 좀 쳐야겠어요” 하니 “밤늦도록 들어오지 않은 아들 기다리다 그 소리에 들어왔구나 하고 마음 놓으실 텐데 그러면 되겠느냐”고 한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에서 마음으로 따뜻하게 이어주는 문소리가 넓고 깊은 강물로 흐르는 그 집에서 기름 쳐야겠다는 내 말이 차가운 소음이 되어 되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