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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음악

김천시단- 연 날리기

권숙월 기자 입력 2012.02.22 21:28 수정 2012.02.23 01:24

박기하(시인·한일여고 교사)

ⓒ i김천신문
초하루 보름 사이 아버지와 연을 띄웠다.
정월 들면 밤늦도록 연줄에다 풀 먹이고
얼레는 다시 돌았다 작년 연줄 끊고 지금

대를 잘라 연살 다듬고
창호지를 오려 놓고
밥풀을 발라 눌러서
방패연을 만들었다.
설레는 마음에는 늘
바람이 불고 있었다.

정월 대보름 그쯤 어느 날
햇살 오르듯 바람이 일어나고
부대낀 지난 욕망도 바람 함께 높이 떴다.

얼레줄 풀린 만큼 앞산 어디 연은 멀고
풀뜸 먹인 명주줄도 감당 못할 한계여서
얼레에 헛도는 눈길 떠나가는 지난날들

보내고 떠난 들판엔 빈 하늘만 걸렸는데
힘 풀린 팔모얼레
돌아서던 그 눈빛
해마다 정월 보름이면 아버지와 연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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