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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김천신문 |
밥 익어가는 냄새가 구수하지 않고
남편 아이들의 옷가지들이 귀찮아진다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넌 밥 빨래 외에 할 줄 아는 것이 있기는 하니?
바보 같은 물음에 눈물이 핑 돈다
운전도 못하고 자전거도 탈 줄 모르고
남편에게 편지로 마음을 열어 보이니
주부들 다 그렇게 살지 않나 혼잣말 하더니
아랫장터 자전거방에서 바구니 달린
제일 좋은 자전거를 사주었다
불혹의 나이에 찾아온 우울증을 이기게 해준
남편의 마음이 담긴 자전거
자동차에 밀려 먼지옷 입고
복도 끝에 자리 잡고 있다
언젠가 지인이 탐을 냈지만
묵은 사연 이야기하면서
미안해, 라고 말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