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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음악 예술

이교상 시인, 제3회 김만중문학상 수상자 선정

권숙월 기자 입력 2012.09.04 22:00 수정 2012.09.04 10:00

시조 ‘시조로 읽는 구운몽’ 금상

ⓒ i김천신문
이교상(50세) 시인이 제3회 김만중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서포 김만중의 작품세계와 문학 정신을 기리고 유배문학의 계승 발전을 위해 남해군은 소설 부문, 시 부문, 희곡 부문으로 나눠 김만중문학상을 공모했는데 이교상 시인이 시 부문 금상 수상자로 선정돼 11월1일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상패와 함께 상금을 부상으로 받게 된 것. 작품은 ‘시조로 읽는 구운몽’.

안개에 둘러싸인 꽃의 밀담密談 들어본다.
옛날, 아주 옛날 중국 당나라 때 이야긴데, 서역 천축국에서 건너온 신선 같은 고승高僧 육관대사가 사방팔방 기기묘묘한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 있고, 단풍나무 소나무 박달나무 삼나무 등나무 녹나무들이 우거질 대로 우거진 남악 형산 일흔 두 개 봉우리 중 연화봉에 터 잡아 그윽하게 법당 짓고, 날이면 날마다 산문 활짝 열어 동굴처럼 세상 어두워지지 않도록 솔향기 은은히 날려 보내고 옥구슬 같은 폭포수 끝없이 흘려보내며 불법을 베풀었는데.
……혼란한 전국시대였던가, 간신의 모략으로 유배당해온 굴원이 장편 서정시 ‘이소(離巢)’를 읊었고, 두보가 동정호의 아름다운 악양루에 올라 ‘등악양루(登岳陽樓)’의 시를 단숨에 토해냈던 그때,

‘옴니버스 형식으로’라는 부제가 붙은 ‘시조로 읽는 구운몽’일부분이다.

 “처음 내가 남해를 찾은 이유는 순전히 보리암 때문이었지만, 그때 금산에서 바라본 만경창파를 나는 여태까지 한 번도 잊은 적 없다. 그 풍경의 감흥은 세상이 자꾸 먹먹해질수록 더욱 간절한 그리움으로 다가와 살면서 언제나 다시 가고픈 마음의 고향 혹은 평화롭고 따뜻함의 상징으로 존재한다. 그러므로 어느 날 혼자 문득 찾아가도 좋을 바다 한쪽에 조용하게 세 들어 오랫동안 하냥 고요해지고 싶은 것이다.”
이교상 시인의 당선소감 일부분이다.

심사를 맡은 안도현, 이승하, 이처기 시인은 이교상 시인의 작품을 이렇게 높이 평가했다.
“사설과 단시조로 구성하면서도 절제미와 균형미를 잘 살린 ‘시조로 읽는 구운몽’은 응모한 작품 중 대어감이었다.
 장시에 가까운 이 작품은 위풍당당한 전개가 마음에 들었지만 함께 투고한 다른 시조 역시 날림으로 쓴 것이 없이 하나같이 시인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정형을 지킨 시조가 있는가 하면 파격으로 나간 시조도 있었다. 전통 고수와 언어 실험을 번갈아 하면서 우리 시조의 영역을 지키고 넓혀간 투고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감천면에서 출생해 고려대 대학원 문학예술학과를 졸업한 이교상 시인은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으로 문단에 나와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시집으로는 ‘긴 이별 짧은 편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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