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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김천신문 |
친정엄마와 버스를 타려고 터미널에 들렀다
추적추적 비가 오는 통에 따끈한 국물이 생각났다
배차 시간 맞추어 버스가 홈으로 들어왔다
자라목 하던 사람들 가방 메고 짐짝 챙기고
그제야 허공에 놀던 시선 챙겨온다
재빨리 열린 문에 다가선 할배
반 이상 남은 담배 마저 빨고 있다
뒷사람 기다려도 버리기 아까운 꽁초다
비끼 주소, 운전사 소리 지르지만
그 손가락 사이에도 담배가 걸려 있는
칠순의 할배 마음 안다
짐 묶은 노끈에 짓눌린 손 아픔이 감겨 와도
우리 신랑하고 꼭 같네 빨리 피아요
아주머니들 혀 끌끌 차지만
급한 마음 쉬어가며
얼큰하게 국물 내던 날이었다
불평마저 담백하게 건져지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