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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음악

김천시단- 짬뽕 한 그릇

권숙월 기자 입력 2012.10.10 17:01 수정 2012.10.10 05:08

이희승(시인·신음동)

ⓒ i김천신문
친정엄마와 버스를 타려고 터미널에 들렀다
추적추적 비가 오는 통에 따끈한 국물이 생각났다
배차 시간 맞추어 버스가 홈으로 들어왔다
자라목 하던 사람들 가방 메고 짐짝 챙기고
그제야 허공에 놀던 시선 챙겨온다
재빨리 열린 문에 다가선 할배
반 이상 남은 담배 마저 빨고 있다
뒷사람 기다려도 버리기 아까운 꽁초다
비끼 주소, 운전사 소리 지르지만
그 손가락 사이에도 담배가 걸려 있는
칠순의 할배 마음 안다
짐 묶은 노끈에 짓눌린 손 아픔이 감겨 와도
우리 신랑하고 꼭 같네 빨리 피아요
아주머니들 혀 끌끌 차지만
급한 마음 쉬어가며
얼큰하게 국물 내던 날이었다
불평마저 담백하게 건져지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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