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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김천신문 |
김대호(45세)씨가 제5회 ‘시산맥’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시 전문지 ‘시산맥’ 겨울호에 ‘허공의 마디’, ‘은밀함에 대하여’, ‘그늘을 베다’, ‘개를 몰고 산책하다’, ‘까마귀’ 등 5편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 것.
‘시산맥’ 편집기획위원으로 심사를 맡은 이만식 시인은 심사평을 통해 “탈근대의 시대에 이르러 시인들이 깨닫게 된 것은 언어가 기본적으로 은유라는 사실이었다”며 “이런 사실을 본능적으로 채득하고 있는 김대호는 어떤 식으로든 말하지 않으면 터져버릴 것 같은 말이 있었다/ 그때 말했어야 했다/ 그 순간이 지나가자/ 내 앞에 서 있던 말이 떠났고 이 일 저 일 시간을 궁리했다는 ‘허공의 마디’ 1연에서 축자적(literal) 표현이 더 이상 자존할 수 없는 상황을 지적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대호 시인은 ‘은밀함에 대하여’에서 “태초에 우리는 은밀하였다”라고 전제하면서 “지금 은밀함은 해석이 잘못되어 천대 받고 있지만/ 우리는 모두 은밀함의 자손이다”라고 현대시의 상황을 비극적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런 탈근대적인식의 구체적 작품화가 ‘그늘을 베다’, ‘개를 몰고 산책하다’, ‘까마귀’ 등에서도 시도되고 있는데 은유가 편리하게 상징으로 안착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김대호의 시세계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추풍령 아래 조그만 커피집을 차린 지 3년이 되었다. 난 그 작은 세계에 담겨 조심조심 시간의 활보를 지켜보았다. 매일매일 같은 시간이 찾아왔고 12시나 3시 따위, 생기는 순간 중고가 돼버리는 시간들의 압제를 받으며 난 괴로워했다. 그런 괴로움들이 날 키웠다.”
김대호 시인의 당선소감 일부분이다.
감문면 은림리 출신의 김대호 시인은 그동안 은유문학회 회원 등으로 문학 활동을 했으며 2년 전 수주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