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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김천신문 |
김천여고 출신의 정영숙 시인이 세계 여러 나라 미술관을 돌아다니면서 명화를 보고 쓴 시와 산문을 모은 책을 발간했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애지’에 ‘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으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문학과 의식’에 ‘정영숙의 시가 있는 아틀리에’로 연재한 글과 그림들을 수록한 ‘여자가 행복해지는 그림 읽기’(이담북스)를 발간한 것.
이 글들의 성격을 두 가지로 나눈다면 하나는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화가들의 그림을 본 후에 쓴 시가 있는 기행문 형태의 산문이고 또 다른 하나는 먼저 시를 읽은 후 그 시에 맞는 그림을 찾아서 쓴 산문이다. 시와 그림이라는 인접 예술이 만나 서로 보완하며 하모니를 이뤄 독자들이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정영숙의 ‘여자가 행복해지는 그림 읽기’는 △마법사가 만든 봄 △환희의 극치 △영원하고 말이 없는 사랑 △에곤 실레의 눈빛 △아비뇽의 편지 △유령 같은 사랑 △피츠버그의 불꽃나무 △청색에 빠지다 등 8장으로 나눠 편집됐다.
‘여자가 행복해지는…’에서는 로댕의 ‘저주 받은 여인들’, 피카소의 ‘아비뇽의 아가씨들’, 뭉크의 ‘흡혈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고갱의 ‘IA ORANA MARIA’, 고흐의 ‘해바라기’, 고갱의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샤갈 ‘부활에 빠지다’(이상 외국), 이중섭의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 김기창의 ‘태양을 먹은 새’, 김환기의 ‘하늘’, 박노수의 ‘행려’(국내) 등 유명 화가의 대표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글들은 내 삶의 흔적이다. 젊은 시절부터 가슴에 소용돌이치던 불꽃들이 고흐의 붓끝에서 묻어났다 다시 시로 승화하는가 하면 아이들을 기르면서 어머니로서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이 고갱과 같은 화가의 고통과 맞물려 시로 승화되기도 했다. 김기창의 ‘태양을 먹은 새’나 샤갈의 ‘부활제’ 속에서는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염원하는 어머니의 기도가 들어있기도 하다. 그림과 시와 산문의 세 장르가 한데 어우러져 마티스의 ‘원무’같이 춤을 추며 이 세계가, 이 우주가 하나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자가 행복해지는…’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프롤로그’ 일부분이다.
서울교대를 거쳐 한국방송통신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여자가 행복해지는…’의 저자 정영숙 시인은 어릴 때의 꿈이 화가가 되는 것이었다. 대학을 다닐 때부터 유화를 그렸으며 졸업 후 10년간 서울 시내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동안에도 유화 습작에 전념했다. 2000년과 2001년 두 차례에 걸쳐 과천현대미술관과 인사동에서 유화 그룹전을 열기도 했다.
정영숙 시인은 20년 전인 1993년 시로 등단해 ‘황금 서랍 읽는 법’, ‘하늘새’, ‘옹딘느의 시’, ‘물속의 사원’, ‘지상의 한 잎 사랑’, ‘숲은 그대를 부르리’ 등 6권의 시집을 발간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을 수혜하고 목포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