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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음악 예술

정장림 수필가 ‘한국시’ 통해 시인 등단

권숙월 기자 입력 2013.06.04 05:30 수정 2013.06.04 05:30

“체험에서 우러나온 풍부한 시상(詩想) 진솔한 감성으로 표현”

ⓒ i김천신문
정장림 수필가가 월간 ‘한국시’ 6월호 신인작품상 당선으로 시인 칭호까지 얻었다. 당선 작품은 ‘늙으면 외롭고 서럽다’, ‘꿈이 꿈으로 끝나면 어쩌나’, ‘문명 속으로 사라진 소리’ 등 세 편.

몇 백 년을 살았는지/ 아랫도리가 아궁이처럼 뻥 뚫린 배롱나무/ 몸이 세월을 이기지 못해/ 듬성듬성 꽃을 피웠다/ 인생의 말년을 말해주듯 외로워 보인다// 하늘을 쳐다볼 수 없을 만큼/ 누워버린 허리를 땅으로 눕히고/ 비틀거리며 모이통을 옆에 끼고/ 닭장 앞에 멈춰 선 할머니// 허리가 쓰린 듯 뒤로 제쳐보지만/ 고목나무 길마가지처럼/ 구부러진 허리는 말을 듣지 않는지/ 두 손으로 허리 고이고/ 한숨을 쉰다// 뼛속마다 구멍 나고 바람 들어/ 말을 잊은 노부부/ 소가 닭 쳐다보듯/ 버틸 힘 없어 외롭게 늙어간다
당선 작품 ‘늙으면 외롭고 서럽다’ 전문이다.

채규판 김송배 권숙월 김석철 김해성 등 문단의 중견 시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자기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풍부한 시상을 진솔한 감성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무엇보다 자연과 인생에 대한 단상을 선명한 시적의미로서 표현해 내는 태도가 돋보이기에 당선시켰다”고 높이 평가했다.

“세 편 가운데 ‘늙으면 외롭고 서럽다’는 한국의 연로한 어르신 대부분이 느낄 수 있는 생활 속의 감정사상을 넓고 깊게 잘 표현했으며 ‘꿈이 꿈으로 끝나면 어쩌나’는 인간과 자연의 일체화사상을 그려냈고 ‘문명 속으로 사라진 소리’는 주변 환경을 섬세한 관찰력과 따뜻한 정한으로 작품화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정장림 시인은 자기체험의 풍부한 지략이 있어 앞으로 좋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005년 4월 ‘문학세계’ 수필부문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에 나와 그동안 수필집 ‘야생화의 꿈’, 시집 ‘나무와의 이야기’를 발간한 바 있는 정장림 시인은 이번 ‘한국시’ 시부문 신인작품상에 당선함으로 수필가에 이어 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았다.

정장림 시인은 김천문화학교 시창작반(텃밭문학회)에 수강하며 9권의 동인시집을 발간했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 전국농어촌여성문학회 경북도회장, 자연사랑연합회 김천지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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