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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음악 예술

연재- 내 고향 김천을 노래하다 <1>

권숙월 기자 입력 2013.08.09 11:07 수정 2013.08.09 11:23

이승하(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 이승하 교수
ⓒ i김천신문
<연재를 시작하며>
안녕하십니까? 저는 김천시 성내동 210번지가 본적인 시인 이승하입니다. 김천중앙초등학교와 성의중학교를 졸업했고, 김천고등학교에 1975년에 입학했지만 집안 사정으로 졸업을 못하고 중퇴하여 검정고시를 쳐야만 했습니다.
부모님이 성내동 210번지에서 가게를 30년 동안 하셨고, 가게를 그만두신 이후 신음동 삼보아파트에 10년 남짓 사시다 돌아가셨습니다. 하지만 누이동생이 김천에 살고 있어 지금도 연중 몇 차례 고향 땅을 밟습니다.

저는 그 동안 고향의 이곳저곳, 이분저분들을 소재로 하여 시를 수십 편 썼습니다. <김천신문>이 주신 기회에 제 기억 속의 고향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려드릴까 합니다. 예전에 썼던 시는 잘 다듬어보고 신작도 다수 선보여 드릴까 합니다. 지금은 비록 출향문인이지만 고향을 사랑하는 제 마음은 여러분들 못지않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제가 들려드릴 고향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약력>
1960년 경북 의성 출생
세 살 때 김천으로 이사, 본적이 김천시 성내동 210번지가 됨
김천중앙초등학교 제27회 졸업
김천성의중학교 제27회 졸업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교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시집 『인간의 마을에 밤이 온다』『취하면 다 광대가 되는 법이지』『천상의 바람, 지상의 길』 등
평론집 『세계를 매혹시킨 불멸의 시인들』『한국문학의 역사의식』『집 떠난 이들의 노래』 등
대한민국문학상 신인상, 지훈상, 시와시학상 작품상 등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 김일웅 징장
ⓒ i김천신문
새벽 징소리
ㅡ김천의 징장 김일웅 옹에게

동준아, 내 맏아들아
자부럼이 오거든 니 살을 까리벼라
망치질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모
뼈마디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모
기양 무거운 쐬떵어리, 징이 아이다
눈 더 크게 뜨고 불 조절을 하고
정신 더 바짝 채려 소리를 듣거라

니도 인제는 알겄제?
덜 달구마 망치질 때 깨지고
너무 달구마 허옇게 녹아내린다는 걸
트집잡기가 니 집터를 잡아주고
울음잡기가 니 시름을 달래줄 끼다

시시때때로 달궈지고 얻어맞아
내 한 생 그릉지에서 나뒹구는
한 점 뿌시레기였는지 모르겠지만서도
언제나 먼동이 터 오는 약물래기 언덕에서
밤새워 내가 만든 징은
고고(呱呱)의 울음을 터뜨리곤 하였다.

<시작메모>
김천 약물내기는 6ㆍ25 전까지만 해도 유기의 고장이었다. 놋쇠그릇을 비롯해 세숫대야, 양푼, 요강, 징, 꽹과리, 수저에 이르기까지 놋쇠기구 일체를 이곳에서 생산했다. 이러한 놋쇠기구는 쇠망치로 두들겨서 만드는 ‘방짜’의 과정을 거쳤다. 6ㆍ25 이후 놋쇠그릇은 스테인리스에 밀려나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되었지만 징과 꽹과리는 스테인리스로 대체될 수 없었기에 지금도 옛날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경북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 김일웅 씨는 4대째 함양에서 징을 만들어온 외조부 밑에서 6년간 기술을 익히고 외삼촌과 김천에 내려와서 40년 넘게 징과 꽹과리를 비롯한 유기제품을 만들었다. 징의 생명은 소리에 있다. 지방에 따라 왕왕거리는 소리, 굽이치는 소리, 길게 울리는 소리, 끝이 올라가는 소리 등 다양하다. 제대로 된 징소리는 깊고 긴 여운이 있고 가슴 깊이 파고드는 호소력이 있는데 김천 징은 바로 이런 특징을 갖는다. 또한 황소울음처럼 구성지고 길게 끌다가 끝이 올라가는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김일웅 옹은 2012년에 작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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