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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음악 예술

영광의 얼굴- 노중석 시인

권숙월 기자 입력 2013.10.21 06:27 수정 2013.10.21 06:27

제16회 대구시조문학상 수상자 선정
“은은한 범종 소리만이 적막을 건너간다”

ⓒ i김천신문
    노중석 시인이 제16회 대구시조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대구시조’ 제16호에 발표된 ‘범종(梵鐘) 소리’로 대구시조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것.
 산그늘 앉았던 자리 찬바람이 지나가고/ 깔리는 어둠속을 수숫대 서걱인다/ 허공에 묻어둔 말씀 귀기우려 듣는 시간// 길 건너 아파트 창에 머물다 가는 석양/ 저문 해의 마지막 달력을 떼어내고/ 구겨진 깊은 산속에 눈이 내려 쌓인다// 아직 개봉되지 않은 저 순수의 풍경 속에/ 꽃향기며 새소리며 수를 놓고 있는 손길/ 은은한 범종 소리만이 적막을 건너간다
 수상작품 ‘범종소리’ 전문이다. 

 심사를 맡은 리강룡(글), 민병도, 이정환 등 중견시인은 “노중석 시인의 ‘범종 소리’는 한 치의 여유도 없이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수작이며 생활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않고 보아야 할 것, 들어야 할 것,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요즈음 시조라고 써 놓으면 시조의 형식만 남아 있을 뿐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은 손끝을 떠난 나비처럼 날아가 버립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며 어이가 없어 혼자서 웃기도 합니다.
 저녁이 되면 이곳에도 어김없이 어둠이 몰려와 시냇물과 산골짜기를 묻어버리고 누군가 야행성의 짐승들을 불러내지만 수많은 별들은 지켜보고만 있습니다. 거북의 껍질이나 짐승의 뼈에 새겨 땅 속에 묻어야할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바람이 문 밖에 놓고 가는데 귀가 있는 사람들도 알아듣지 못합니다. 바람의 마음 그 진실의 나비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더 오래 적막과 마주 앉아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게 이런 큰 상을 내려준 뜻은 게으르고 느린데 대한 채찍이라 생각하고 더욱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하늘은 푸르고 높은데 퍼덕거리기만 하고 날지 못하는 날갯죽지에 힘을 실어준 심사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노중석 시인의 수상소감 일부분이다. 

 한국문인협회 김천지부장을 맡고 있는 노중석 시인은 1977년 민족시백일장 장원, 198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으로 문단에 나와 그동안 금복문화상, 이호우시조문학상, 경상북도문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으로는 ‘비사벌 시초(詩抄)’, ‘하늘 다람쥐’, ‘꿈틀대는 적막’ 등이 있다. 

 한편 제16회 대구시조문학상 시상식은 다음 달 9일 오후 3시 대구문화회관 비슬홀에서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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