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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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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가 대구 더부살이를 청산하고 미래 천년 신도청 시대를 개막했다.
경북도는 12일부터 20일까지 9일간에 걸쳐 안동․예천 신도시 안에 마련된 신청사로 이전한다.
경상북도라는 이름이 붙은 지 120년 만이고 1966년 산격동으로 이전한 지 50년, 대구가 직할시로 승격돼 분리된 지 35년 만의 일이다.
역사적인 이사 첫날인 12일 오전 10시 도청 앞마당에서는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를 비롯한 도청 간부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이사차량을 환송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12일 도민안전실을 시작으로 문화관광체육국, 농축산유통국, 14일에는 경제부지사실, 18일에는 도지사실, 20일 행정부지사실, 자치행정국을 마지막으로 16개 실국단, 55개실과의 행정장비, 문서 등 5톤 트럭 156대 분량의 물품과 1천556명(본청 1,319, 의회 107, 소방본부 130)의 직원이 신청사로 이전하게 된다.
도는 안전하고 완벽한 이사를 위해 11일부터 21일까지 신청사 및 대구 산격동 청사 공무원과 이사용역업체 직원 등 12명으로 구성된 이사상황실을 운영해 차량사고 등 비상상황 발생에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이사완료 후 신도청 업무를 시작하는 22일부터는 대구와 신도청간에 16대의 통근버스를 운행하고 구내식당, 매점, 의무실, 건강증진센터 및 테마휴게실 등 시설을 운영해 업무공백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경북도는 도지사실이 옮겨가는 18일을 즈음해 환송 행사 등 기념행사를 갖는다.
우선 18일 오후3시 산격동 도청 강당에서는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장대진 경상북도의회 의장, 이동희 대구광역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대구경북 주요기관단체장과 산격동 주민 100여명이 참석해 산격동 도청사를 떠나고 보내는 아쉬움을 달래는 경북도청 이전 환송행사가 열린다.
19일 오전 9시 50분 신청사 대동마당에서 열리는 이사 기념행사는 김관용 도지사, 장대진 도의회의장, 시장․군수, 지역주민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기게양식, 신도청이전 입주고유제 등 신도청 시대 서막을 여는 화합의 장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도는 신도시가 문화와 생태 행정도시기능을 갖춘 행정중심 복합도시로 조기정착하기 위해서는 개발 초기 인구유입 촉진이 중요하다고 보고 도청이전과 함께 신도시 내 유관기관․단체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청신도시 이전 대상기관에 대한 기초자료 등을 토대로 총 130개 기관을 유치대상 목표로 정하고 해당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경북도청사와 함께 이전하는 경상북도의회를 필두로 지난해 7월에 준공한 경상북도 교육청은 2월 말 이전하고 2017년 4월 준공예정인 경상북도경찰청은 그해 상반기 중 이전예정이다.
현재 이전 대상기관 130개 중 81%인 105개 기관이 이전을 희망하고 있으며 32개소가 부지매입을 완료한 상태다.
경상북도는 도청이전을 단순한 청사 이전이나 공무원들의 사무공간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행정과 문화, 역사와 혼이 함께 옮겨가는 정신의 문제다고 밝혔다.
도청이 제 자리를 찾아감으로써 도청소재지와 행정 관할구역이 일치됐고 한국정신문화의 본향인 안동‧예천으로 옮겨감으로써 새로운 정신문화를 꽃피울 좋은 기반이 마련됐다.
무엇보다 신도청을 중심으로 새로운 발전 축이 만들어져 낙후되어 있던 경북 북부지역에 성장 동력이 하나 더 구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대구, 구미, 포항에 더해 신도청 축이 새롭게 가동되는 것이다.
또한 국가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경북 신청사가 정부청사인 세종시와 108km 떨어진 동일 위도 상에 위치해 있어 이를 연결하면 동서발전축을 형성할 수 있다. 소위 한반도황금허리경제권이다.
도는 앞으로 강력한 허리경제권을 만들고 이를 통해 수도권과 남부권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까지 감당함으로써 국토균형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가장 먼저 교통망을 구축한다. 상주~영덕을 연결하는 동서4축 고속도로는 올해 개통될 예정이고 세종시와 신도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는 노선 선정을 위한 사전 조사 중에 있다.
철도는 중앙선 복선 전철이 2018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고 중부내륙고속철도 사업은 중앙정부와 협의 중에 있다. 여기에 신도청과 포항을 연결하는 국도가 추진되는 등 신도청을 교통의 요충지로 만든다.
자립기반 조성을 위한 대표산업 육성도 서두르고 있다. 경북바이오산업단지를 확대해 국가산업단지로 발전시키고 전남 화순과 함께 백신산업 클러스터도 조성한다.
김관용 도지사는“경상도 700년의 찬란한 영광과 자존의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신도청시대, 새로운 희망의 나래를 활짝 펼치게 됐다”며 “대화합으로 경북의 대도약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북의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고려 충숙왕 원년인 1314년에 이른다. 이전까지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 8도제가 시행되고 이때 경주와 상주의 머리글자를 따 경상도로 확정됐다. 경상도의 명칭과 유래가 모두 경상북도에 있는 셈이다.
경상도는 1407년(태종7년) 낙동강을 경계로 경상좌도와 경상우도로 나눈 이후 합치고 나누기를 거듭하던 끝에 1594년(선조 26년)에 다시 합쳐 성주 팔거현(현 칠곡)에 경상감영을 두게 된다.
1599년 안동으로 이전했던 경상감영은 1601년 지금의 대구로 옮긴 후 계속 머물게 됐다.
경상북도로 부르게 된 것은 1896년(고종33년) 13도제 실시에 따라서다. 1910년 경상북도 청사로 개칭했고 대구 중구 포정동(현 경상감영공원)에 청사를 뒀다.
경북도청은 1966년 포정동시대 70년을 마감하고 산격동으로 이전했다. 이후 산격동 청사는 반세기 동안 대구 섬유, 구미 전자, 포항 철강으로 대변되는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오며 대구경북의 행정과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다했다.
경북도청 이전 문제는 1981년 대구가 직할시로 승격돼 경상북도에서 분리되면서 불거져 나왔다. 관할구역 불일치 때문이었다. 그러나 당시 중앙정부의 이전불가 방침에 따라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한 채 수면 아래로 잠복하고 말았다.
잠잠하던 목소리는 30년 만인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하면서 공론화됐다. 도의회에서 도청이전특위가 구성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1995년 민선단체장시대가 열리고 1997년에는 도청이전실무기획단이 구성되면서 다시 불이 붙는 듯 했으나 도청이전의 길은 여전히 멀고도 험난했다. 도청이전은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의 단골공약이 됐고 2000년에는 급기야 시‧도 통합론이 등장하기도 했다.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도청이전은 2006년 민선4기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취임으로 대전환점을 맞게 됐다. 김 지사는 취임 후 곧바로 도청이전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고 도의원은 만장일치로 조례를 제정해 도청이전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후보지 공모에 신청서를 낸 곳은 안동-예천을 포함해 모두 11개 지역. 평가단은 시군 추천 23명과 지역 연고가 없는 전문가 60명으로 구성해 원천적으로 시비를 차단했다. 김 지사도 이전지가 확정될 때까지 15차례의 회의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후보지 확정은 경찰 입회 아래 결정됐으며 2008년 6월 8일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일대가 최고 점수를 받아 최종 결정됐다.
안동예천에 들어서는 경북 신청사는 지리적으로 명당에 손꼽힌다. 문수지맥의 지기를 품은 검무산, 호민지와 휘돌아나가는 낙동강 등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지세다.
해발 332m의 검무산 자락에 들어선 경북 신청사는 2011년 10월 착공해 2015년 4월 완공했다. 신청사는 전형적인 전통한옥의 모습을 띠고 있다. 65만 장의 기와를 올린 팔작지붕에는 도민 1만2천896명의 이름이 새겨진 기와도 있다. 회랑, 솟을 대문, 정원 등 건물 배치는 전통 건축 양식에 따랐고 시설물 명칭도 안민관(도청), 여민관(도의회 청사) 등 전통의 의미를 담았다.
도민을 위한 시설물이 신청사 주 건축물 연면적의 1/3이 넘는 점도 자랑이지만 ㎡당 건축비도 최근에 지어진 타 시도의 청사에 비해 가장 저렴하다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 뿐만 아니라 친환경 최우수등급, 에너지효율 1등급, 초고속정보통신 1등급이 말해 주듯이 최첨단기술이 접목되어 국내에서 으뜸가는 녹색 지능형으로 인정받은 건물이다.
<지역신문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