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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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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람(28세) 첫 시조집 ‘모든 날의 이튿날’(고요아침)이 발간됐다. 대학 2학년 때인 2008년 중앙신인문학상 당선으로 문단에 나온 김보람 시인의 시조집 ‘모든 날의 이튿날’은 현대시조 100인선 <96>으로 발간된 시조집. ‘내부 기지국’, ‘나를 읽지 마세요’, ‘집들의 사생활’, ‘핑크메일’, ‘대답하는 연습’ 등 60편의 시조가 5부로 나눠 편집됐다.
첫날 밖의 다음날/ 모든 날의 이튿날/ 하루가 천천히/ 낡아가고 있다/ 그것을 쓰려고 한다/ 좋고 나쁜 또 다른 기분// 어둠으로 끌리는 말/ 어둠으로 밀리는 밤/ 달아나는 사이/ 떠오른다, 첫/ 슬픔이 전체라는 책/ 첫은 자란다// 책장을 넘기면/ 자꾸 유일해지는/ 첫날 밖의 다음날/ 모든 날의 이튿날/ 없어도 있던 것처럼/ 검은 윤곽처럼
김보람 시인의 ‘모든 날의 이튿날’ 표제 시구(詩句)가 나오는 ‘첫, 이튿날’전문이다.
김보람 시인은 머리말을 이렇게 썼다.
“없는 당신을 찾아서 이곳까지 왔다. 연필과 몸은 가깝다. 뭉툭해지면서 아프다. 끝없이 잊혀지는 그림.”
해설은 자전적 시론으로 대신했다.
“첫 시조집을 묶고 보니 어른이 돼도 어린 날의 나와 시조의 행방은 얼룩으로 남아있다. 조금씩 그러나 생생하게 어른의 시간과 아이의 시간이 충돌했다. 과거 속에서 완전히 소진되지 않고 미래로 넘어오는 비밀스런 이야기는 균형을 이루지 못한 상처다. 어쩌면 완전히 뿌리 뽑지 못해서 한없이 외로운 방 한 켠의 기억이 나의 오랜 일탈이었다.
시조로 살면서 자유, 해방의 몸짓으로 나는 솔직해졌다. 공허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는 커갔다. 불가능의 꿈을 실현하는 밀실의 몽상가로 지극하게 굳세게 하루를 도모할 수 있다. 누가 뭐래도 담담하게 오늘을 준비할 수 있다.”
김보람 시조집‘모든 날의 이튿날’에 수록된‘추락과 비상 사이’ 제목의 자전적 시론 일부분이다.
김천 출신으로 김천여중, 김천여고를 거쳐 계명대 미술대 공예디자인과를 졸업한 김보람 시인은 고려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21세기시조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유망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김보람 시인의 시조집 ‘모든 날의 이튿날’은 90쪽 분량이며 책값은 1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