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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방지축 속썩이던 생후 3개월의 돌개 |
ⓒ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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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에 대한 사회분위기가 변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논란이 뜨거운 문제가 품종이다.
순종을 고집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근친교배와 유전병 등을 문제 삼고 있고 잡종 즉 믹스견에 대해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똥개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순종과 믹스견은 가격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순종의 경우 몇 십에서 1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이에 반해 믹스견은 시장에서 2~3만원에 거래되고 있고 그냥 준다고 해도 거절당하는 사례까지 있다.
하지만 믹스견 돌개의 견주는 이런 논란에 대해 다른 의견을 보였다. 순종인지 믹스견인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키웠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의 반려견 돌개는 시장에서 3만원에 매입한 믹스견이다.
집으로 데려온 후 예방 접종을 시키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갔다. 독사에 물려 밤새 아파할 때는 함께 아파하며 옆 자리를 지켰다.
일을 나갈 때도 늘 함께였다.
강아지 시절 돌개는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 다니며 애를 먹이기도 했지만 무사히 성견으로 자랐다.
돌개의 보답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사실 돌개의 보호자는 걱정이 하나 있었다. 인적 드문 산 아래 위치한 밭은 늘 짐승의 출몰이 우려됐다. 특히 멧돼지가 자주 내려와 밭을 파헤쳐 놓곤 했다. 일을 하던 중 멧돼지와 만날까 걱정 돼 라디오를 크게 틀어 놓기도 했지만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돌개와 함께 하면서 이런 걱정은 싹 사라졌다. 사람이나 짐승이 접근하면 돌개가 먼저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밭일을 하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돌개가 쏜살같이 산으로 달려갔다.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꿩이나 고라니를 봤나’ 하고 넘겼다.
그런데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연이어 터졌다. 깜짝 놀란 돌개 보호자는 한순간 당황했지만 곧 멧돼지 비명소리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렇다고 섣불리 돌개를 찾아갈 수도 없었다. 자칫 멧돼지에게 습격당할 수도 있었다.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보호자가 돌개를 찾아 나섰다. 찾기는 쉬웠다. 소리만 따라가면 됐다.
그곳에서 멧돼지 피를 덮어쓴 돌개를 발견했다. 옆에는 다 자라지 않은 중간 크기의 멧돼지가 쓰러져 있었다.
멧돼지 가족이 내려왔다가 돌개를 만나 모두 도망가고 한 마리만 잡힌 것 같았다.
이후 돌개 보호자는 더 이상 돌개를 풀어놓지 않는다고 한다. 멧돼지를 잡은 후 주민들이 돌개를 겁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밭 한쪽에 묶어 두기만 해도 든든했다.
“반려견은 부유한지 가난한지 따지지 않습니다. 신분이 낮고 높고도 따지지 않습니다. 오직 사랑을 주는 만큼 사랑으로 보답해 줍니다. 이런 반려견들에게 순종인지 잡종인지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일입니다.”
돌개 보호자에게 그의 믹스견 돌개는 세상 어떤 개보다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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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견이된 돌개(암컷, 3세) |
ⓒ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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