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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소농(소규모 농가) 설자리 사라지나

이성훈 기자 입력 2019.06.27 10:05 수정 2019.06.28 10:05

가격 하락에 인건비까지 ‘이중고’

ⓒ 김천신문
소규모 양파 농가의 설자리가 점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17년도만 해도 양파 소농은 아무 걱정이 없었다. 망 당 2만원에 팔리는 양파 덕분에 장밋빛 미래를 꿈꾸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상황이 크게 변했다.
망 당 가격이 1만원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치러진 조합장 선거가 아니었으면 가격은 더 하락했다. 조합원의 표를 의식한 대산농협과 구성농협 등에서 1만원에 매입해 주었던 것이다.
하반기 양파 가격이 더 떨어지면서 손해는 고스란히 조합과 중간상인이 떠안았다.
그런데 올해는 망 당 7천~8천원으로 더 하락했다.
지난해 511ha에서 올해 435ha로 재배면적이 줄었지만 풍작으로 인해 생산량이 지난해 2만9천127톤에서 2만9천232톤으로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매입한 양파가 아직도 창고마다 꽉꽉 차 있는 상황이라 중간상인이 매입을 꺼리고 있다.
농협에서는 계약물량에 한해서만 망 당 7천~8천원에 매입하고 있다. 따라서 팔지 못하고 쌓여 있는 양파가 계속 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중국산 깐 양파까지 들어와 식당에서는 인건비가 투입되는 일반 양파보다 싸고 인건비 투입이 필요 없는 깐 양파를 선호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양파 소비 감소로 이어져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양파 농가에서는 수확보다는 트랙터로 갈아 버리는 산지폐기를 더 선호하고 있다.
산지폐기를 하면 망 당 7천원의 가격을 보장 받는다. 여기에는 인건비가 들지 않아 7천원의 수익을 고스란히 보장 받는다.
하지만 산지 폐기는 7ha 429톤에 불과하다. 농협에 신청 후 선정된 농가만 가능한 것이다.
시와 농협, 경북도는 양파 농가를 구제하기 위해 3차에 걸쳐 양파를 매입해 주고 있지만 전체 물량을 소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시가 나서 혁신도시 기관과 경북도는 물론 일반 기업체와 식당까지 양파 구입을 독려하고 있지만 과잉 공급된 양파를 소모하기는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양파 재배 농가의 설 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농은 아직도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유는 기계화 때문이다. 대농이 기계화를 하게 되면 인당 12만원이나 드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인건비에는 일당과 식비, 모가비는 물론 운송비까지 포함된다.
기름 값으로 인건비를 대체하면 양파 가격이 하락해도 여전히 버틸 수 있지만 소규모 양파 농가는 작은 규모의 재배농지 때문에 기계화가 무리다. 가격 하락과 인건비의 이중고를 버틸 수 있는 여력 역시 없다.
따라서 일부 대농을 제외하고는 점차 사라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 김천신문

 사진:나문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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