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진 예비역 해군대령

지난 6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37일간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INDOPACOM) 예하 태평양함대사(PACFLT) 주관으로 하와이제도와 미국 캘리포니아 서남방 해상에서 한국해군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과 우방국인 캐나다, 호주, 페루, 필리핀, 영국 등 26개국 수상함 38척, 잠수함 3척, 무인체계 30여척(대)와 항공기 약 170여대, 병력 2만 5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8회「환태평양훈련 2022 (RIMPAC 2022 : Rim of the Pacific Exercise 2022)」다국적 연합해군기동훈련이 성공적으로 종료되었다.

림팩훈련은 태평양 연안 국가들간의 해상교통로(SLOC) 보호 및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능력 배양과 연합해군전력 상호운용성 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미 해군 주관으로 1979년 첫 번째 훈련을 시행 한 후 격년 단위로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참가국은 대서양 및 인도양 국가들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출처 미 태평양함대 사령부)

한국해군은 1990년 서울함과 울산함 등 국산 호위함(FFK, 2,300톤) 2척이 첫 참가한 이래 금번 훈련까지 총 17번째 참가하였으며 해군전력이 증강된 1998년 이후 부터는 구축함(DDH-Ⅰ: 3,200톤 / DDH-Ⅱ: 4,400톤)과 이지스구축함(DDG : 7,600톤), 209급 잠수함 (SS-Ⅰ : 1,200톤), P-3C 해상초계기, LYNX 해상작전헬기 등 수상 · 수중 · 항공의 입체적 3축전력들이 참가함으로써 참가 초기 연안해군 수준에서 현재는 원양해군 수준으로 괄목할 만한 질적 ·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출처 미 태평양함대 사령부)

이번 림팩훈련에 참가한 전력은 대형수송함 마라도함(LPH-6112/ 1만4,500톤),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DDG-991/7,600톤), 구축함 문무대왕함(DDH-976/4,400톤), 214급 잠수함 신돌석함(SS-Ⅱ/1,800톤) 등 함정 4척, P-3C 해상초계기 1대, LYNX 해상작전헬기 2대,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9대와 해병대 1개 중대, 특수전전단(UDT/ SSU) 4개팀, 59기동건설전대 10여명 등 병력 총 1,000여명으로 구성된 미 해군에 이은 두 번째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의 전력과 병력이 참여하였다.

림팩훈련의 진행은 함포·유도탄 실사격훈련, 대수상함전, 대잠수함전, 대공전, 대유도탄전, 대기뢰전, 수색 및 구조전, 수중 폭발물처리훈련, 항만·항공기지 활주로 피해 복구훈련 등 성분작전과 인도주의 지원 및 재해·재난 구조전 등 비군사작전 등 해상훈련 순으로 실시하였으며 이어 청·홍군 쌍방세력으로 나누어 전력통합전, 상륙전, 자유공방전 등이 포함된 가상의 종합해상기동훈련으로 마무리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림팩훈련 참가에 따른 한국해군의 성과와 의미를 살펴보면 첫째, 림팩훈련 최초로 다국적 연합원정강습단장(CTF-176) 임무 수행을 통하여 미 해군에서 실험단계에 있는 원정전방기지작전(EABO : Expeditionary Advanced Base Operation)에 대한 작전개념과 절차, 교리 습득으로 연합작전지휘능력을 숙달하였으며 향후 경항공모함 확보/운용을 대비한 항모전투단 운용능력 기회가 되었다는 점이다.

둘째, 해상·수중 감시정찰 및 대수상함·대잠수함작전이 가능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항해 무인수상함(USV), 무인잠수정(UUV)과 수상함/잠수함으로 구성된 한국형 유·무인 복합해양전투체계 연구개발 및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번 림팩훈련 간 미 해군은 중국의 반접근거부전략(A2AD)에 대응하기 위한 분산해양작전(DMO) 구현 차원에서 유·무인함정을 혼합편성한 유령함대(Ghost Fleet) 개념을 발전시키기 위해 기함 줌월트급 스텔스구축함 마이클 몬수르함(DDG-1001/1만5,656톤)과 무인수상함 4척을 대상으로 전투실험을 실시하였다.

셋째, 한국산 함정, 장갑차 등 해상무기체계의 우수성과 신뢰도를 잠재 고객인 훈련 참가국들에게 홍보된 K-방산 이벤트였다는 점이다.
이는 훈련에 참가한 우리 함정 4척을 포함하여 수출된 필리핀 호위함 안토니오 루나함(FF-151/2,870톤)과 뉴질랜드 군수지원함 아오테아로아함(2만6,000톤), 페루에 퇴역, 양도된 초계함 BAP Guise함(구 순천함, CC-28/1,220톤)등을 통해 입증되어 향후 국산 함정 수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한국해군의 이번 28번째 림팩훈련 참가는 그동안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에만 갖혀있는 대북위주의 좁은 시야에서 탈피하여 유사시 배타적경제수역(EEZ)과 이어도 / 독도 해상 관할해역에서 주변국간 분쟁 발생에 대비하고 한미동맹이 포괄적 글로벌 전략동맹으,로써 역할을 할 수 있는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전략에 적극 참여하여 우리의 생명선인 인도양-말라카해협-남중국해-대만해협-동중국해로 이어지는 해상교통로(SLOC) 보호활동 등 원해작전 수행이 가능한 항공모함 전력 확보를 통한 기동함대사와 항모강습단 창설 등 해양강국 대양해군 완성의 국력 상승을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임이 자명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