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재정지출 재구조화를 위한 전략적 지출조정 방안으로, 코로나 한시 지출과 일몰 사업의 정상화, 보조사업에 대한 전면적 구조조정을 '2023년도 예산안'에 반영해 지역화폐 지원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그러나 이번 기재부의 지역화폐 예산삭감은 지역화폐 사용률을 떨어뜨려 지역화폐 시스템 운영에 큰 어려움을 줄 소지가 우려된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제2조 제1호에 근거, 지역경제 활성화와 자금의 역외유출 방지를 위해 자치단체장이 일정한 금액이나 물품 또는 용역의 수량을 기재한 증표를 발행·판매하고 해당 지자체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한 상품권을 말한다.
그동안 지역사랑상품권 판매 추이를 보면, 2018년 3,700억원, 2019년 3조2,000억원, 2020년 13조3,000억원, 2021년 23조6,000억원으로 그 규모가 확대일로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천시 2022년 판매목표액은 1,800억원이고, 상품권 발행지원을 위한 추경예산으로 84억1,000만원이 책정되었다.
정부는 상품권 발행보조금을 2020년 8%, 2021년 6%, 2022년 4%(6053억원)로 점차적으로 축소해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조치 이후, 지역 골목상권과 서민 소비가 차츰 회복되는 상황인 만큼,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 대한 직접 지원이 우선순위라는 이유를 내세우며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정부보조금 전액삭감 정책을 세웠다.
그러나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이 민생경제 긴급반상회란 주제로 편성한 <추석특집대담> ‘명절현장에서 마주한 경제’에 출연한 우리 사회의 평범한 이웃들인 자영업자, 전통시장상인, 대형마트 직원, 택배기사 등 모두 이구동성으로, “경제 살아난다고요? 현장은 죽기 직전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지역상품권지원금 삭감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에 큰 영향을 준다. 지역화폐는 주로 서민들이 사용하고, 구매자와 판매자 공히 도움이 되는 것으로 삭감이 아니라, 오히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확대되어야 한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탁상머리 행정이다. 현실감각을 갖고 현장에 와서 확인해 봐야 한다. 지역상품권은 전통시장 소시민과 상인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주장을 펼쳤다.
지역화폐는 전국 230여 곳의 모든 지자체가 지역 소비 촉진을 위해 추진해 오고 있다. 지역화폐를 소비하면 결제 대금의 일정 비율을 캐시백(cashback/구매자나 이용자에게 되돌려주는 돈)으로 되돌려준다. 즉, 지역화폐는 핀테크(fintech/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서비스)에서 충전해 사용하는 선불충전금(선불전자지급수단/돈을 미리 지불하여 간편결제 ‘페이머니’로 충전하고, 구매할 때 사용)과 유사하다. 원하는 금액을 충전한 뒤, 계산하면 금액의 10%를 돌려준다. 이때, 10%의 캐시백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금이다. 정부가 6%, 지자체가 4% 비용을 부담한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2020년 지역사랑상품권 유통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가맹점의 매출증가율은 3.4%가, 매출증가액 87만5,000원으로 전체사업체 평균 대비 32만6,000원이 높다. 또한 소비율도 40%에서 50%로 상승하여 지역 순환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서민들이 이용하는 음식점, 동네 가게, 식료품점, 미용실 등 생활형 자영업자들이 지역사랑상품권 유통의 혜택을 많이 봤다. 코로나 이후 경기회복의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캐시백(cashback)이 없어지면, 매출 하락과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캐시백 지원 폐지론자는 지역화폐 예산은 균등히 배분되는 예산이 아니라, 불특정 계층에 편중된 이벤트성 예산이라고 주장하지만, 지역화폐 지원론자는 그나마 국고 지원이 있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의 매출을 늘릴 수 있었다며, 지역화폐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지적한다.
한편, 야당은 국비 지원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국회 심의과정을 지켜봐야겠지만, 김천시 일자리경제과는 지역사랑상품권 사업을 2023년에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다만, 급증하고 있는 상품권 규모에 국비 예산의 전액 삭감에 따라 월 한도, 할인율(인센티브)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을 고려하여 구매 한도 조정 등을 통해 사업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총예산 규모는 도비 지원 규모를 보고 결정될 예정이라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