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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일반 종합

사랑지기 산악회, 호남의 소금강 강천산 만추에 앓다!!!

전영수 기자 입력 2022.11.27 16:53 수정 2022.11.27 16:53

눈부시게 화려한 가을의 끝자락에 내가 있었네!!!

사랑지기 산악회원 일동

가을도 곰삭은 늦가을이다. 나무들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한 요즘, 갑자기 바빠진 일로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시간, ‘여행은 일종의 씻김굿’이기에 집에 있기 보다는 훌쩍 길을 떠나 편안하게 만추에 취하고 싶어서 지난 26일 순창 강천산 군립공원으로 산행을 떠난 김천“사랑지기 산악회”를 따라나섰다.

간이휴게소에서 아침 국밥 준비를 하는 회원들

국도3호선을 지나 순창 가는 길에 있던 간이 휴게소에서 따뜻한 국밥으로 아침을 먹고, “나의 문화 유산답사기” 유홍준의 혹평을 받았던 지리산 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휴게소 진입로가 여느 휴게소와 달리 커브길이였고, 사치재 정상에 있어 고속도로 본선에서는 휴게소 건물이 잘 안 보였다.

지리산휴게소의 노송들

유홍준은 “지리산 휴게소의 위치설정이 잘못되어 이름은 ‘지리산 휴게소’이나, 지리산이 조망되지 못하고, 뱀사골입구로 다가붙은 지점이라 육중한 산이 가로 막고 있다. 남원 쪽으로 빼내어 겹겹이 싸인 산봉우리 너머 노고단을 볼 수 있게 하든지, 함양쪽으로 가서 천왕봉 영봉의 드높음을 보여주어야, 휴게소에 내려 ‘아! 지리산!’을 가슴속으로 새길 수가 있다”고 말했던 곳이다.

강천산 주차장의 관광버스들

얼마쯤 지방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이윽고 순창군 팔덕면 강천산 주차장에 도착했고, 사랑지기 산악회원 40여명은 남도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늦가을 햇살이 기분 좋게 비쳐 걷기에 좋은 날씨를 덤으로 받으며 그다지 힘들지 않는 완만한 흙길을 따라 트래킹에 나섰다.

강천산 표지

트래킹에 나선 회원들



메타세콰이어 길

중생대 백악기 퇴적암 지형으로 폭포와 바위가 아름다운 산이기에,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노령산맥 자락의 강천산은 1981년 1월 7일 한국 최초의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강천산은 약 2.25km의 맨발 산책로, 매표소부터 구장군폭포까지 완만하고 푹신한 흙길로 잘 닦인 트래킹코스, 맑은 계곡물, 메타세콰이어 길 등 무장애 관광지의 끝판왕이였다.











수많은 계곡을 끼고 있는 강천산은 폭포가 많았다. 병풍폭포는 2003년 병풍바위에 높이 40m, 폭 15m 규모로 조성된 인공폭포이다. 병풍바위 밑을 지나면 죄진 사람도 깨끗해진다는 속설이 있다. 트래킹 코스의 끝에 있는 높이 120m의 두 줄기 폭포인 구장군폭포는 아홉 명의 장수가 죽기를 결의하고 승리를 얻었다는 얘기가 전해지는데, 그 물줄기는 위쪽에 있는 저수지로부터 끌어오는 것처럼 보였다.







병풍폭포와 구장군폭포 중간에는 신라 제51대 진성여왕 1년(887)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강천사가 있다. 절집 대웅전 앞뜰에 세워진 전북 유형문화재 제92호 3층 석탑은 기단이 하나밖에 없어서 불안정해보였지만, 탑신의 비례를 가늠해볼 때 2중 기단을 추측해볼 수도 있었다.





잎이 마른 앙상해진 나무사이로 만추의 바람이 훅 스쳐가니 그에 놀라서 후드득 바짝 마른 잎들이 허공을 가르며 떨어졌다. 흙길을 지나 깊은 계곡 안으로 성큼 들어서자 미처 생각지도 못한 또 다른 세계에 첫발을 들여놓는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돌들이 연륜을 자랑하듯 이끼가 자욱한 자태로 이방인의 생소한 걸음을 반겨줬다.

수좌굴

소원지

수좌굴에서 내려다본 구장군폭포

하산 길에 계곡에서 보았던 풍화된 암석이 중력의 작용으로 경사면을 떨어져 내려와 퇴적된 반원추형의 지형인 ‘애추지형’과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뤄진다는 수좌굴의 풍경은 흥미로웠다. 5분정도 급경사 길을 올라가야 하는 수좌굴은 절벽의 짧은 동굴인데, 5,000원을 주고 금색의 ‘소원지’을 구입 후 매달 수 있는 곳이었다.

순창고추장마을 단지





산행의 백미는 역시 하산주 파티였다. 순창고추장마을단지의 한 상가에서 산악회 임원진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해온 수육, 잡채, 어묵탕, 양파간장소스, 귤 그리고 참소주와 순창 막걸리로 일배 또 일배를 들면서 정담을 나누는 일행들의 안면에는 행복감과 여유로움이 가득했다. 모든 풍경에는 빛과 파란 하늘이 있어야 제대로 볼 수가 있다. 그날 오후가 그러했다. 좋은 하루였다.

이상원 사랑지기 산악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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