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2시, 김천시청 대회의실에서는 김일곤 부시장의 명예 퇴임식이 있었다. 2021년 12월 20일 부시장으로 취임해, 김충섭 시장의 시정철학인 “시민 모두가 행복한 김천”을 실현하기 위해 솔선수범했으며, 공직사회의 연이은 불미스런 사고로 공직기강의 해이와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많았음에도 온화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그 중심을 잡아줌으로서 공직사회 안정에도 크게 기여했다.
세밑 불청객 북극한파의 강습으로 안그래도 힘들고 어려웠던 한 해를 더욱 움츠리며 보내고 있는데, 김일곤 부시장 이임소식을 접하고 보니 을씨년스런 저자거리 한 칸 건너마다 붙어있는 '임대문의'란 쪽지처럼 마음 한켠에 답답함과 서글픔이 일어난다.
김 부시장은 현재 김천시가 처한 어려운 사정에 공감했기에 악조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공직자들의 심적 보루 역할을 무난히 수행해냈다. 또한 재임기간 시민에 대한 봉사정신과 합리적 리더십으로 시정발전과 주민복지에 크게 이바지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 등 김천발전에 헌신적 자세로 노력을 해왔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잡으려고 애쓰며 살아왔던 ‘삶’이 그저 잃고 또 잃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로 잠식되어 갈 무렵, 좋아하는 것을 일로 삼게 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과 어느 날은 웃으며, 또 어느 날은 아파하며 김천발전을 걱정했지만, 곁에는 늘 좋은 사람들이 머물렀다. 그 중의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이가 바로 김일곤 부시장이였다.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것은 아니었지만 인생의 어느 시점, 그러니까 바로 지금, 이 순간을 같이 보냈던 소중한 인연이 김일곤 부시장이였다. 그로 인해 새로 얻게 된 김천발전에 대한 기대감과 새로움이 분명 시야에 들어왔다.
피천득 ‘인연’에 나오는, “예전을 추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의 생애가 아무리 찬란하였다 하더라도, 감추어둔 보물을 잃어버린 것과 같다.”라는 말처럼, 추억이 없다면 삶 자체가 황량할 것이다. 비록 올해라는 우리가 정한 시간의 한 토막이 끝나가고 있지만, 김일곤 부시장과의 짧고도 강렬한 인연은 쉬이 잊혀 지지 않을 추억으로 남겨질 것 같다.
김천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마음을 한껏 다 퍼내어 준 인연,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한다고 믿었던 인연, 새롭게 인연의 실타래를 엮기 시작했던 사람이 남기고 간 상실감과 절망은 걷어내지 못했어도, 그 덕분에 무너져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문득 감사한 마음이 크다.
아뭏던 어려운 시기에 부임해, “긁어모아서 얽어매면 한 칸의 초가집이 되지만, 풀어헤치면 본래의 들판인 것”을 알았기에 시민과 공직자가 힘을 합쳐서 새로운 김천, 내일의 웃음이 담보되는 김천을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했던 김일곤 부시장의 그간의 노고에 감사의 말과 함께, 새로운 무대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밝은 미래를 위해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김천시민과 함께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