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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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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으로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조금만 일찍 발견했더라면", "소방시설만 제대로 작동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화재를 마주할 때입니다.
불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연기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번지고, 단 몇 분 만에 소중한 생명과 삶의 터전을 앗아갑니다. 그래서 소방은 화재를 진압하는 것만큼 화재를 예방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김천소방서 관내에서도 이러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최근 5년간 공동주택에서만 58건의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상황이 달랐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화재는 특정인에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의 일상 속에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위험입니다.
공동주택은 수십, 수백 세대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입니다. 한 세대에서 시작된 화재는 순식간에 다른 세대로 확산 될 수 있고, 그 피해는 가족을 넘어 이웃에게까지 미치게 됩니다. 그렇기에 공동주택의 안전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공동의 책임입니다.
화재 초기에는 단 몇 초의 차이가 생명을 좌우합니다. 그 시간을 지켜주는 것이 각 세대에 설치된 감지기와 스프링클러입니다. 감지기는 화재를 가장 먼저 알려 대피할 시간을 확보하고, 스프링클러는 초기 화재를 억제해 피해 확산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소방관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든든한 안전장치인 셈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감지기를 임의로 떼어내거나 훼손하고, 스프링클러 헤드에 빨래를 걸거나 물건을 적치하는 사례를 종종 접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평소에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정작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시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 인명피해로 이어질 위험을 키웁니다.
이러한 이유로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공동주택의 소방시설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세대점검은 그 핵심 절차입니다. 일부에서는 사생활 침해나 번거로움을 이유로 점검을 거부하거나 미루기도 하지만 세대점검은 누군가를 감독하거나 불편을 주기 위한 절차가 아닙니다. 우리 가족의 안전을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몇 분의 점검이 화재 발생 시 생명을 지키는 골든타임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김천소방서는 공동주택 입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관리사무소와 소방시설관리업체에서 실시하는 세대점검에 적극 협조해 주시고, 평소에 감지기와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임의로 훼손하거나 주변에 물건을 적치하지 않는 작은 실천을 함께 해주시길바랍니다.
안전은 거창한 일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수많은 화재를 경험한 소방관으로서 확신하는 것은 사고는 작은 방심에서 시작되지만, 안전은 작은 실천에서 완성된다는 사실입니다.
시민 여러분 오늘 집으로 돌아가시면 잠시만 시간을 내어 집 안의 소방시설을 한 번 둘러봐 주십시오. 그리고 세대점검 일정이 안내되면 기꺼이 문을 열고 동참해 주시어 안전한 가정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몇 분의 점검이 우리 가족의 생명을 지키고, 이웃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예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