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똥풀을 보았다
안도현 시인이 서른다섯에 보았다는 애기똥풀을 쉰아홉에 보았다
이름을 알고 보았다
‘모르고 살아 얼마나 서운했을까’미안해 하며 본 애기똥풀을 미안해 하지 않고 보았다
‘코딱지 같은 꽃을 달고 있다’고 본 애기똥풀을 똥자국 같은 꽃을 달고 있다고 보았다
기저귀 같은 것까지 달고 있다고 보았다
꺽으니 노르스름한 똥이 나왔다
똥이 나와 꺾은 손에 묻었다
삼 남매 키우면서 똥 한번 묻혀보지 않았다고
똥 묻은 기저귀 한 번 만져보지 않았다고
아내에게 정말 잘 해야겠다고
애기똥풀이 나선 것이다
※‘’안도현 시인의 ‘애기똥풀’에서 따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