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2일을 끝으로 36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박보생 김천시행정지원국장을 만나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겪었던 숱한 일들과 명예퇴직을 결심하게 된 계기,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 보았다(편집자 주)
명예퇴직을 앞두고 만난 박국장(54세)은 의외로 담담했다. 36년이란 긴 시간동안 젊음을 바치고 정열을 불살랐던 정든 곳을 떠난다면 미련이라도 남게 마련이지만 박국장은 달랐다.
아직도 5년이라는 기간을 더 근무할 수 있지만 김천시청의 조직을 활성화하고 젊은 김천시청을 만들기 위해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국장의 이런 마음은 그동안 박국장이 걸어온 발자취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3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문경에서 근무한 1년을 제외하고는 김천에서만 근무를 했고 김천에 대한 애착심이 남다르다. 김천사랑의 마음이 큰 만큼 김천을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었다. 전국체전 유치에 결정적 기여를 했고 전국체전추진위원장을 맡아 기본계획을 모두 세워 놓았다. 고속철김천역사 유치단장으로서 남면에 역사를 세울 수 있도록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또한 1984년 새마을과 재직시절 새마을운동을 없애려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움직임이 있었을때 전두환 대통령 앞에서 직접 준비한 슬라이드로 브리핑을 하며 새마을운동이 없어서는 안되는 이유를 설명해 사회정화운동과 새마을운동을 병행 실시토록 해 오늘날까지 새마을운동이 명맥을 이어오게 됐다.
김천 역사상 최대의 피해를 안긴 태풍 루사가 김천을 강타했을 때는 일주일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고 수해복구와 피해주민 구제에 발벗고 나섰다. 당시 사회산업국장을 맡고 있어 고립된 주민과 피해주민들에게 식량 및 생필품 공급에 최우선적으로 역점을 두었다. 다행히 신속한 지원과 수많은 공무원들의 노력으로 헤어나기 힘들 것으로만 보였던 태풍피해는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른 복구를 이뤄냈다.
박국장은 “36년 공직생활에 후회는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다 했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해 줄 수 있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까지.
“지금 김천은 너무 노후화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없다는 말이지요. 올해 초등학교 신입생 중 1학년이 한명도 없는 학교까지 나왔다는 사실이 이를 잘 증명해 줍니다. 우선 김천을 젊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을 유치해 젊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점점 사라져가는 농촌을 살려야 합니다. 농사를 지어도 밥먹고 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고 실제로 농사로 충분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조마면 신안리(세례)에서 출생한 박국장은 신안초등을 거쳐 김산중학교, 김천농공고, 방송통신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경북대 행정대학원에서 ‘지방자치단체 자금관리실태와 효율화 방안(2000년 6월)’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현재 경북대 행정대학원 박사과정 중이다.
부인 이오분(54세)씨와의 사이에 3남 1녀를 두고 있으며 80대 노모를 봉양하고 있으며 주변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천시장 출마설에 대해서는 고려사항일 뿐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박국장은 공무원근정포장, 정부모범공무원 표창(국무총리), 행정자치부 장관 표창 4회등 다수의 수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