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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국회의원 |
ⓒ i김천신문 |
최근 전국에서는 기초의회 의장단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7일 의장단 선거를 마무리 지은 김천시의회도 8일 개원식을 갖고 본격 출범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이번 민선 6대 제7기 지방의회의 탄생은 공천과정에서부터 숱한 잡음들이 돌출했다.
처음 도입된 여론조사 경선방식에 많은 맹점들이 드러났고 중앙당에는 경선탈락자들의 불복과 재심요청이 전국에서 무려 수백여 건에 달했다.
새누리당 김천시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필자 역시 이같은 맹점들을 간과한 중앙당의 실책으로 여러차례 시민여러분께 사과한 바 있다.
무엇보다 나이와 해당 선거구를 구별해 내지 못하는 현행 ‘무작위 전화걸기’ 방식(RDD)의 여론조사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하지만 경선 탈락자들은 ‘제도 탓’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로지 낙천을 ‘당협위원장 탓’으로만 돌렸다. 김천공천을 책임지는 당협위원장으로서 시민 여러분께 여러차례 사과를 했던 것은 바로 제도상의 문제점을 당협위원장이 안고 가겠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상향식 공천으로 전국에서 가장 품격 높은 공천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했던 김천에서 아름다운 승복문화를 찾아 볼 수 없었다는 점이 매우 아쉽다.
정치에서 아름다운 승복은 민주주의 기본이다. 특히 경선에서의 승복은 민주주의의 자양분이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6대 지방의회의 출발선상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쉬움이다.
이런 아쉬움은 6대 지방의회 전반기를 이끌 의장단 선거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새누리당 당규 지방조직운영규정 제18조 4항은 당 광역의회의장·부의장, 기초의회의장·부의장 후보자의 선거는 광역의원 총회와 기초의원협의회에서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김천시의회가 의장단 선거를 실시했다. 의원들은 선거에 앞서 새누리당 기초의원협의회 결정사항을 따르기로 하고 위반 시 출당한다는 서약서까지 작성했으나 투표결과 이같은 서약은 지켜지지 않았다. 새누리당의원협의회에서 경선으로 의장후보를 뽑았으면 새누리당 의원 13명 모두가 의장으로 밀었어야 하지만 9표를 얻어 적어도 4표의 이탈이 생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의장단 선거에 출마한 사람은 위원장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결정해 놓고도 이를 뒤집고 위원장에 당선되는가 하면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등 무원칙 선거가 돼 버렸다.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이자 해당 행위다. 이런 경우가 비단 김천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다. 안동시의 경우 당초 새누리당 의원협의회에서 내정한 의장, 부의장 후보가 모두 탈락하고 무소속과 결탁한 후보가 당선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왔다.
울진에서도 새누리당 후보간 다투다가 결국 무소속 후보가 의장에 당선됐고 울산에서도 다수당인 새누리당 의원들간 계파다툼으로 의장 내정자가 번복과 사퇴가 이어져 파행을 겪고 있다.
또한 경기 성남에서는 다수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반란표를 던져 새누리당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되자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론을 위반한 의원들에 대해서는 제명 등 징계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향후 정치권에 아름다운 승복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중앙당 차원의 당헌·당규 위반자들에 대해 정해진 원칙에 따라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새누리당에도 엄연히 당헌과 당규가 있고 당원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당헌·당규를 따라야 한다. 국법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법의 심판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과거 우리는 결과에 불복하는 사례들을 수없이 봐왔다. 97년 대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이인제 의원은 경선결과에 불복해 탈당과 대선 독자 출마를 강행했고 18대 총선 때의 친박연대니 친박무소속연대니 하는 것이 그런 경우다.
반면 지난 2007년 치러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패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부터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승복했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 정치사에 가장 아름다운 승복으로 남아 있다.
또, 2000년 조지 부시와 맞붙었던 엘 고어 후보는 “도전할 땐 맹렬히 싸우지만 결과가 나오면 단결하고 화합하는 게 바로 미국”이란 골자의 승복 연설을 했다. 지금도 회자되는 품격 높은 연설이다.
정치에서 결과에 대한 불복은 지지세력간 극단적 대결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온다. “승복도 잘하면 정치적 자산”이라는 말이 있다. 규정을 뒤집고 오직 ‘나’뿐인 정치적 양심으로는 승복문화를 정착시킬 수 없다. 정치권의 약속은 국민과의 약속이다.
김천시민들도 우리 정치에서 엘 고어와 존 케리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비정상의 정상화로 김천을 전국에서 가장 정치적 민도가 높은 품격 높은 도시로 만드는데 시의원과 시민 모두가 동참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