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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섭 시인 |
ⓒ 김천신문 |
백수문학제운영위원회(위원장 박기하)는 2016년 백수문학상·백수문학신인상 선정 결과를 지난 9월 30일 발표했다.
백수문학상·백수문학신인상은 김천시와 경상북도가 함께 우리 민족정신의 정서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백수 정완영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제정해 시상하고 있는 상. 백수문학상은 백수문학제운영위원회에서 위촉한 선고위원들 추천 작품 79편을 가지고 최종심사를 했다.
그 결과 박기섭 시인의 ‘황청동’이 수상작으로 선정됐으며 백수문학신인상은 대구의 김성애씨 작품 ‘객토’가 선정됐다.
백수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박기섭 시인은 “백수 정완영 선생님이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심사평에서 남긴 ‘줄 잘 골라 놓은 거문고 같아 청아한 학 울음이 울려 나올 것 같다고나 할까, 이 팽팽한 현에 걸린 가능성을 뽑아들었다’라는 글이 다시 한 번 생각난다”면서 “그 가능성의 허리를 부여잡고 시조의 외길을 걸어 왔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백수정완영시조공모전은 시조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올해 처음 공모제를 시행했으며 전국 초·중·고 학생 500여명이 응모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 결과 초등부 장원 김요한(제주시 광양초 5학년)의 ‘선인장 꽃’, 중등부 장원 강예진(서울 전일중 2학년)의 ‘들꽃’, 고등부 장원은 김영웅(서울 대광고 2학년)의 ‘열쇠’에 돌아갔다.
시상식은 11월 12일 남산동 김천시문화회관에서 열리며 백수문학상은 상패와 1천만원의 상금, 백수문학신인상 역시 상패와 300만원의 상금이 부상으로 주어진다.
참 그날 그 아득한 날 숱하게 꺾어 왔던 산길 들길 고샅길들 다 거기 두고 왔네 그 무논 쪼대흙 속에 연밥인 양 묻고 왔네
꼭 하나 그러지 못하고 가슴속에 꾸려온 것, 흙이라도 묻을까 봐 앞섶으로 닦아온 것, 갓 빗은 머리카락 냄새 살 냄새 나는 이름 하나
차라리 열두어 번 그 전생의 일이었다면 애먼 눈썹 위에 무겁게 얹고나 갔을 먹기와 먹이끼 같은 것, 안 마르는 눈물 같은 것
이마에 묵(墨)을 넣고도 그런 줄을 몰랐구나 그런 줄을 모르고는 오십 년을 살았구나 황청동, 지상에 없는 저녁 길 끝 황청동
-박기섭의 ‘황청동(黃靑洞)’ 전문
*황청동(黃靑洞)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황금동의 옛 이름. 본래는 푸른 산이 에워싸고 들녘의 곡식이 황금물결을 이룬다 해서 ‘黃靑’이라 했으나, 황천길의 ‘黃泉’과 어감이 비슷해 ‘黃金’으로 바꾸었다. 도시 외곽의 한촌이었던 그곳에서 여덟 살부터 열한 살까지 살았다. 그 무렵에 만난, 잊을 수 없는 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