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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인터뷰

윤덕홍, 박지원 의원에 직격탄

홍길동 기자 입력 2010.07.29 10:24 수정 2008.09.26 02:01

노대통령의 “호남정당이 되어서는 집권할 수 없다”는 말은 상식

지난 2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호“남의 달결만으로는 영원히 집권당이 다수당이 될 수 없다”는 이른바 호남당 발언과 관련, 24일 박지원 의원은 배은망덕이란 표현으로 노 전 대통령을 공격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충조 의원은 목불견첩(目不見睫-자신의 눈으로는 자기 눈썹을 보지 못한다)이란 사자성어를 사용하며 박 의원의 공격에 가세하기도 했다. 이후 호남출신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싸움은 영남과 호남의 양상을 띄게 됐다.

사안이 이렇게 흘러가자 영남을 책임지다시피하고 있는 민주당 윤덕홍 최고위원은 25일 성명을 내고 박지원의원을 맹공격하고 나섰다.

그는 성명에서 영남의 한나라당이나 호남의 민주당은 거울을 마주보고 있는 것처럼 ‘닮은 꼴‘이라면서 노대통령의 발언은 상식수준의 발언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전직대통령이 현실정치에 대해 언급을 할 시에는 금도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전직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도 금도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한 수 훈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 민주당의 섭섭한 감정과 박 의원의 고초를 이해한다고 밝힌 그는 ”이 같은 현상이 단순한 당내투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친노와 친DJ, 영남과 호남으로 싸운다면 당의 미래는 있을 수 없다. 당의 투쟁은 화합을 전제로 한 비적대적이어야 하며 정책과 노선을 지닌 경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노 대통령의 발언이 박지원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 아닌 지극히 작금의 영호남 정치를 풍자하면서 제시한 해법 중 하나라는 논리다.

<다음은 윤덕홍 최고위원의 성명서 전문 - 본인의 뜻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전문을 그대로 싣습니다>

박지원 의원의 발언에 영남의 우리 당원들의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노대통령이 비판한 호남 일부 의원들이 지역주의에 안주하는 태도는 사실이 아닌가요? 이념과 노선을 떠나서 현상적으로만 보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영남 한나라당과 호남에서의 우리 민주당의 모습은 거울을 마주보는 것처럼 닮아있습니다. 노대통령이 한 말은 상식 수준의 발언입니다.

9월 24일 민주정책연구원 초청강연회에서 진중권씨조차도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한다며 지역정당으로 회귀하는 것도 자신을 과거의 틀 속에 매어놓는 길"이라며 충고했는데 모두 반론없이 잘 듣고 있더군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박지원의원이 노대통령에게 전직 대통령이 현실정치에 대해서 언급할 때는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전직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에도 금도가 있어야 합니다.

카더라 통신 수준의 재임시절 노대통령이 ‘호남민심이 더 나빠져야 한다고 했다‘라거나 '노대통령이 지지층을 반토막내서 한나라당에 정권을 바쳤다’는 식의 비판은 지금의 우리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 노대통령의 지지자마저 쫒아내서 또다시 반토막낼 수 있는 위험한 발언입니다.

물론, 박지원 의원이 겪은 정치적 고난에 대해서는 연민의 감정을 느낍니다. 또한 분당과정에서 구민주당 의원들이 가졌을 섭섭한 감정도 이해합니다. 그러나 서로가 흠집을 찾으면 끝이 없으며 상처만 깊어져서 결국 전국정당화와 정권탈환은 더욱 요원해집니다.

한편으로 보면 이러한 논란도 정당에 필요한 당내투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당내투쟁이 이처럼 “영남이냐, 호남이냐? 또는 친DJ냐, 친盧냐?”로 싸운다면 당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경쟁은 정책과 노선을 가지고 해야 합니다. 저도 고향이 영남이고 참여정부의 부총리 출신이지만, 그것보다 먼저 저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것은 진보와 개혁입니다. 사실 같은 영남, 참여정부 출신이라도 보수적인 사람들과는 코드가 잘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당내 투쟁은 화합을 전제한 비적대적인 투쟁이어야 합니다. 서로를 비판하더라도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상처를 주지는 말아야 합니다. 고사성어에 불양불택(不讓不擇 : 태산은 흙을 마다치 않고 하해는 도랑물이라 하여 싫어하지 않는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포용력이 있어야 큰 뜻을 이룰 수 있다는 말입니다. 바로 지금 우리 민주당에 필요한 말입니다.

박지원의원은 김대중대통령을 모시고 민주정부를 출범시킨 큰 정치인이 아닙니까? 당내의 사소한 차이와 갈등을 뛰어넘어서 대범한 자세로 민주개혁세력의 총결집을 이루어야만 집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같은 사람도 영남 몫으로 최고위원이 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보건대 노대통령의 말씀이 박지원의원을 두고 한 말은 아닌 듯합니다. 저는 박지원의원이 살아온 정치역정이 지역주의에 기대어 온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기회가 되면 허심탄회하게 소주 한 잔 나누었으면 합니다.


2008. 9. 25 민주당 최고위원 윤덕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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