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 저녁 7시, 김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개막공연 “마술 가게”를 무대에 올리면서 제20회 김천 국제가족연극제의 막이 올랐다.
코로나19의 일상적 거리두기 해제조치 이후, 모처럼의 한여름 밤 연극향연이 열린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1층 558석은 김충섭 시장, 이명기 시의회 의장, 이우청 도의원, 최복동 예총지회장 등의 축하 내빈을 비롯해 가족 단위의 관객들로 대부분의 좌석들이 메워졌다.
코로나 상황에 따른 유동적 대처를 위해 30명의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행사업무지원, 티켓 및 안내 데스크, 무대 지원 및 주변 정리, 주차장 관리, 공연팀 보조 등 연극제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가족과 연극을 통해 어린이들의 미래를 풍요롭게 한다는 기획 의도에서 2000년 10월 26일 제1회 김천 전국가족연극제가 개최된 이래, 김천시가 20년 넘게 김천 가족연극제를 해오면서 생활 속의 공연문화가 시민들 사이에 많이 스며들었다.
옷가게 마네킹들의 시선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이면을 바라보는 “마술 가게”는 내용도 의미 있고 재미있었지만, “김천 참소주 맛있어”라는 대사와 세대 간 정치적 시각 차이를 언급하는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쓴 모습이 인상 깊었다.
연극은 현장감과 생동감이 강해, 배우들의 발성과 몸짓에서 뿜어나오는 힘이 관객들에게 직설적으로 전달되므로, 무대와 객석 간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극계 거장 최종원 배우는 연기력부터 무대 장악력까지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발산하여 관객의 이목을 집중하게 만들어 관객과 극을 이끌어가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배우들의 호흡을 하나하나 느껴가면서, 처음에는 몰입할 생각과 마음도 없었는데, 그 호흡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몰입해서 연극에 빠져들고 말았다. 문화는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고 했다. 또한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말을 떠올려 본다. 아마 관객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연극 봤다고 자랑하려는 마음도 생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