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인 시인, 제13회 한국시조·시인협회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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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인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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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김천문인협회 김석인 시인이 한국시조시인협회 주관 신인상을 받았다. 수상작은 “이별연습”. 80대 장모의 지병 있는 몸체를 통돌이 세탁기에 비유한 연시조이다. “우리 집 침대 위에 세탁기가 누워있다 스스로 몸을 돌려 자식들을 헹궈내고 원심력 버텨온 나날 몸피 잔뜩 부풀린 채//세탁기 도는 모양이 며칠째 수상하다 고혈압 당뇨에도 쓰러지지 않았는데 설 때를 아는지 모르는지 비틀비틀 거린다//무시로 손을 보는 내가 자꾸 궁금한지 깊숙한 눈빛으로 물끄러미 쳐다본다 전생을 들여다보는 신 내린 사람처럼//언제 멈춰 서도 쪼끔도 이상치 않다 통돌이 세탁기도 여든네 살 장모님도 인연 줄 죄다 까먹고 불시착한 세대다//(김석인, ”이별연습“ 전문)
수상작은 오래된 “세탁기”와 “장모님”을 동일시하여 주제를 형상화하였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김석인 시인은 합천 출신으로 김천과 김천아가씨가 좋아 장가들어 일가를 이루어 산다. 단시조, 연시조, 혼합연형시조에 이르기까지 다각도로 시조 형식미를 혁신하며 지역 시조문단을 다지고 있다. 오늘의시조시인상, 독도문예대전 대상 등 여러 상을 수상했다. 시조집 『범종처럼』이 있다.
박화남 시인, 제41회 중앙시조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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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남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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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6일, 김천문인협회 박화남 시인은 중앙일보사 주관 제41회 중앙시조신인상을 수상했다. 이미 시조로써 지난 2015년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박 시인은 그 동안 시와 시조를 가리지 않고 발표해 왔다.
이번 수상작은 시조 형식에 과감한 실험정신이 배인 “맨발”이다. 이 사회의 그늘진 곳을 대상으로 현대인의 삶의 신산함과 그 그윽한 정취를 그려내었다는 심사평을 받는다. “아내가 씻어준다는 남자의 낡은 두발/구두 속의 격식은 언제나 무거웠다/이제껏 바닥만 믿고/굳은살로 살았다//손처럼 쥘 수 없어 가진 것이 없는 발/중심을 잡으려고 흔들리지 않았다/그래도 바닥의 깊이를/모른다는 그 남자//하루가 감아온 발을 물 속에 풀어낸다/뒤꿈치 모여있는 끊어진 길 닦으면서/아내는 출구를 찾아/손바닥에 새긴다//바닥을 벗어나려고 지우고 또 지워도/이 바닥이 싫다고 떠난 사람이 있다/맨발은 그럴 때마다/저녁이 물컹했다//(박화남, ”맨발“ 전문)
시조의 형식을 다양하게 혁신하고 있는 박화남 시인은 수상소감에서 “나의 시가 한 사람에게라도 머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잎을 떨군 나무들의 그 끝에서 들은 수상 소식은 그렇게 맨발로 걸어가도 괜찮다는 대답같이 느껴져 기뻤습니다.”라고 하며 정진 열의를 밝혔다.
박화남 시인은 2003년 매일신문한글백일장 시 부문 대상으로 출발하여 올해에 또 별도로 제12회 천강문학상을 수상하는 등등 수상을 자주한다. 시집 『황제팽귄』이 있다.
유선철 시인, 제4회 정음시조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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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철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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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철 시인은 지난 4월 말, 정음시조문학상 운영위원회에서 주관하여, 금년에 제4회를 맞는 정음시조문학상을 수상했다. 2012년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시조로 당선한 유 시인에게 10년 만에 큰 상이 안겨졌다. 당선작은 “연화지 연잎에는 눈물이 반짝인다”이다. 연화지의 연잎을 ‘푸른 여자’로 의인화, 연잎을 ‘치마폭’으로, 연잎 위의 이슬을 ‘산란하는 무지개’로 은유한 연시조다. “새벽을 실어나른 연못의 푸른 여자/치마폭에 열린 이슬 물끄러미 바라본다//좌우로 몸을 흔들면/산란하는 무지개//더 크고 탄력 있는 온음표가 되고 싶어/물방울은 물방울을 찐덥게 껴안았다//기우뚱, 흔들린 중심/풍덩 빠져 버린 사랑//하나가 되려는 건 쓸쓸의 함정이다/달팽이도 홀로 가는 이 길은 자드락길//맨발로 꽃대를 밀어/꽃봉오리 앉히는//(유선철, “연화지 연잎에는 눈물이 반짝인다” 전문)
유 시인은 수상소감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에 감동이 있고, 감동이 있어야 여운이 남는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깁니다. 부족한 작품에 힘을 실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의 큰 절을 올립니다. 공감이 가는 따뜻한 시, 정음의 이름에 걸맞은 좋은 시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김천 괘방령 아래에서 전원생활을 하며 시조를 쓰는 유선철 시인은 제5회 천강문학상 시조부문 대상 등등을 수상하였다. 시조집 『찔레꽃 만다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