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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종합 행사

2023 정월대보름 달맞이 축제(The First Full-Moon Festival)

전영수 기자 입력 2023.02.06 16:50 수정 2023.02.06 16:50

“시민 모두가 행복한 김천” 그 주춧돌에 달빛이 머물다.
송액영복(送厄迎福), 동심동덕(同心同德)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김천시가 주최하고 김천문화원이 주관한 ‘2023 정월대보름 달맞이 축제’가 지난 7년간 중단되었다가, 5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직지사천 고수부지에서 시민 5,000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렸다.















오후 4시가 지나면서 많은 인파가 행사장 안팎으로 모이기 시작해 직지사천 둔치(고수부지)와 양쪽 둑방길에는 행사를 지켜보는 시민들로 붐볐다. 약한 바람이 있었지만, 봄볕처럼 포근한 날씨와 마스크의 구속에서 자유로워진 탓에 가족 단위 참석자들이 많았던 것 같았다.









황악산 너머 겨울 하늘에 붉은 빛이 퍼질 때 행사도 무르익기 시작했고, 김충섭 시장, 송언석 국회의원, 이명기 의장, 이우청, 박선하, 최병근, 조용진 도의원, 오세길 부의장, 이승우, 박대하, 박근혜, 진기상, 김석조, 이복상, 김세호, 윤영수, 이상욱, 정재정, 배형태, 우지연, 박복순 시의원, 이기양 문화원장, 최한동 김천시체육회장, 이부화 노인회장, 박삼봉 교육장, 윤재천 김천농협조합장, 최복동 예총지회장 등 지역기관 단체장들이 시민들과 함께 자리를 했다.



5시 50분, 이날의 주인공(main character)인 보름달이 모습을 드러냈다. 2023년 정월 대보름(上元)달은 ‘미니문(mini-moon)’이였다. 즉, 이번 보름달은 달의 공전주기가 지구에서 가장 먼 곳을 지나기 때문에 크기가 작게 보였다. 또한 해가 지기 전에 떠, 달의 노란색과 하늘빛 파란색이 합쳐져서 하얗게 보이는 '화이트 문(White Moon)'이였다.

‘달이 밝은 밤’을 신비롭게 여기는 일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로 느껴지며, 특히 보름날 밤에는 둥근 달을 보며 흥겨워하고 소원을 빌기도 한다. 이런 의미로 일년 중에서 첫 번째로 찾아오는 정월 보름을 더욱 소중하게 여겼으니, 이를 대보름이라 불렀다.

정월대보름에는 연(鳶)날리기, 척사놀이 등 다양한 놀이도 즐겼다. 최명희 미완 소설 ‘제망매가’의 “청람(靑藍)의 겨울 하늘에 감감하게 떠다니는 연들은 흡사 꽃잎들 같았다.”라고 언급했던 것처럼, 직지사천 둔치 상공에는 솔개가 하늘에서 날개를 펴고 빙빙 도는 모습처럼 많은 연들이 하늘에서 춤을 추었다.

한지에 대나무 살을 덧댄 연(鳶)과 감치먹인(연줄을 빳빳하고 억세게 하려고 부레를 끓여 만든 풀에 사금파리 가루나 유리가루를 개어서 올린 것) 연실이 감긴 얼레를 들고 연날리기를 하는 것은, 그 해의 재앙을 연에 실어 날려 보내고 복을 맞는다는 의미로 ‘송액영복(送厄迎福)’이란 액막이 글을 연에 써서 높이 날린 다음 연줄을 끊어 멀리 날려 보내기도 했다.





또한 부럼을 깨물고 귀밝이술(耳明酒)을 마시며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기도 한다. 설날에 떡국을 먹음으로써 나이를 먹는다면, 정월 대보름에는 만사형통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며 부럼을 나이 수만큼 깨물어 먹는 관습이 있다. 이를 '부럼깨기'라고 한다. 귀밝이술을 마시는 것은 귀가 밝아지고 좋은 소식만을 듣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서이다.





서녘으로 해가 지고 동녘에 달이 뜨는 가운데, 김홍태 아나운서의 사회로 ‘2023 달맞이 축제’ 본행사가 진행됐다. 첫 순서로 대신동과 율곡동을 잇는 ‘김천 희망대로’의 성공적인 개통을 기원하는 줄다리기가 김충섭 시장, 송언석 국회의원, 이명기 의장, 이기양 문화원장의 타징으로 시작됐다. 줄다리기는 율곡동의 승(勝)으로 끝이 났고, 시립국악단의 대북과 장구 등의 난타공연, 경기민요전수자 송순의 민요공연, 인동남과 장미화 초청가수공연이 이어졌다.







또한, 특별공연으로 2019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승격된 “김천금릉 빛내 농악보존회”의 12마당 공연과 대신동 농악단과 율곡동 농악단의 지신밟기도 있었다. 사야(四野)에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고 북서풍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제액초복(除厄招福)과 우순풍조(雨順風調)를 비는 달집태우기가 진행됐다.





달집태우기는 생솔가지나 나뭇더미를 쌓아 “달집”을 짓고, 달이 떠오르면 불을 놓아 모든 부정과 근심을 태워서 없애버리는 것이다. 송액영복(送厄迎福), 동심동덕(同心同德)이란 김천시민의 바람과 각자의 소원을 적은 소지(燒紙)를 달집에 걸어두었는데, 이는 달집이 타면서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밤이 더욱 무르익자, 김충섭 시장, 송언석 국회의원, 이명기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 그리고 기관단체장들이 달집의 밑 부분에 불을 붙이면서 불꽃이 환하게 피어올랐고, 대신동, 율곡동 농악단이 풍물을 신나게 울리며 달집 주위를 한바탕 신나게 돌면서 춤을 추자, 달집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시민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달집이 거의 사그라들 무렵, 광채 찬란하고 화려한 폭죽이 둔치와 그 상공으로 커다란 소리와 밝은 빛을 발산시키며 쏘아 올려졌다. 이 또한 잡귀와 액을 쫓기 위함이였다.





김천 밤하늘에 휘영청 밝은 빛을 뿌려주는 보름달은 축제를 빛내주는 최고의 조명등이었고, 김천의 새로운 다짐과 출발을 축하해주는 듯했다. 신(神)과 인간(人間)이 만나고, 사람과 사람이 즐긴 한바탕의 축제는 밤이 깊어갈수록 무르익어갔다.

이 행사를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은 새마을 교통봉사대, 의용소방대, 경찰관 그리고 시청 홍보실 관계자들께 감사를 드린다. 2023년 계묘년 한해는 김천시민 모두가 “동심동덕의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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