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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수필

수필공원 - 김천신문 배달부

김천신문 기자 입력 2026.04.16 09:56 수정 2026.04.16 09:56

김영호(전 대구교육대학교 대구부설초등학교 교장)

ⓒ 김천신문
“전국 5대 시장의 하나로 영남 경제의 중동역할을 담당했던 지난날의 김천이 광복 이래 시승격 40주년을 맞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낙후된 불명예를 안고 왔다. 더욱이 우리 나라는 장기간 중앙집권체제로 일관되어 왔으므로 재기의 기회를 좀처럼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지난해 공업 단지 조성을 기회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고 우리 향토민이 안간 힘을 기우리고 있는 실정이다. …<중략>… 아무튼 시·군민이 함께 참여하는 유일무이한 사회적 공기로서 진실을 알리고 정의를 추구하는 참된 신문을 만드는데 전력투구하는 다짐을 하게 될 것이다.”

1989년 11월 3일 목요일 주간 김천신문 창간준비 소식지 제1호 1면에 ‘주간 김천신문 창간 추진’이라는 제목과 ‘10월 6일 문공부 등록 신청 준비에 박차’라는 부제에 실린 문장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김천신문 배달을 하는 날에 김천신문사에서 김천신문 영인본에서 확인한 내용이다. 김천신문의 창간준비 소식지는 3호까지 발간되었고, 1990년 2월 25일 일요일에 창간호가 발간되었다. 다음은 창간호 1면에 실린 발행인 김중기의 창간사의 처음과 마지막 문단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격동의 80년대를 마지막 보내고 대망의 90년대 庚午年 새아침을 맞으면서 ‘김천신문’의 創刊을 위해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지역주민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중략>… 향토를 지키는 인물을 심층 취재하여 소개하고 잊혀져만 가는 우리 고유의 건통문화의 계승창조에 노력을 집중하여 진정한 향토신문으로서 지역주민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훌륭한 참된 신문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우리 고장 김천· 금릉만은 혜택받은 도시, 잘사는 도시, 밝고 명랑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미약한 힘이나마 노력을 다할 것을 굳게 약속드리며 아울러 지역주민 모두의 참된 벗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힘찬 격려와 뜨거운 성원 있으시기를 간곡히 부탁 말씀 드립니다.”

영호가 제일 먼저 구독한 신문은 김천고등학교 3학년 때의 동아일보였다. 본가인 대신3리에서 대신역까지 걸어가서 김천역까지 비둘기호를 탔다. 김천역에서 김천고등학교까지는 친구들과 어울려 걸어갔다. 학교를 마치고 등교하는 길과 반대 방향으로 10시쯤 귀가하면 교과서나 참고서를 보는 것보다 동아일보를 드는 게 더 우선이었다. 매달 한 번씩 신문대금을 수금하러 온 분하고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던게 엊그제 같다.

그 뒤에 대구교대를 졸업하고 대구에서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매일신문 등을 구독했었다. 김천신문이 창간되었을 때는 매일신문을 구독하고 있었다. 출근하기 전인 이른 새벽에 단말마 같은 “신문이요.”라는 익숙한 소리와 함께 골목에서 던진 신문이 대문 넘어 떨어지는 소리가 겹치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출근하기 전에 특유의 잉크 냄새가 풍기는 신문을 훑어보는 게 하루의 시작이었다. 지난 세월이지만 김천신문을 창간했을 당시에 독자들에게 어떻게 배달을 하였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김천신문 왔어요?” “아, 마침 가지고 오시네요.” 영호가 어느 목요일에 아포농협 대신지점에 들어설 때 할머니와 지점장이 주고받는 이야기다. 지금 영호는 매주 목요일이면 김천신문 배달부이다. 제일 먼저 배달을 한 곳은 고향 마을인 아포읍 대신3리의 마을 회관이다. 뒤이어 배달한 곳은 아포농협 대신지점이다. 또 새김천농협 어모 본점의 경제사업부에도 배달 중이다. 그리고 아포종합복지관의 목욕탕과 아포읍행정복지센터이다. 처음 배달을 하기 전에 해당되는 관계자에게 김천신문을 가져다 놓아도 되는가를 확인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화양연화 농장 맞은편의 이장님과 다른 형님 등에게도 배달한다. 대구에서 일 년에 30여 차례 열리는 회의에도 꼭 김천신문을 가지고 간다.

김천신문을 배달하는 경로는 거의 고정되어 있다. 아포의 집에서 출발해서 화영연화 농장에 들린다. 이른 시간이면 잠시 작업을 하거나 산책을 하다가 김천농업기술센터로 간다. 김천농업기술센터에서 미생물을 구입하고 김천신문으로 향한다. 빈손으로 들어서기 민망해서 겨울에는 잉어빵을 사기도 한다. 차를 한 잔 마시거나 아니면 바로 신문만 들고 나온다. 정확히 몇 부를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감으로 배달한다. 배달은 새김천농협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아포농협 대신지점을 거쳐서 대신 3리 마을회관에 들어선다. 아포읍행정복지센터와 아포종합복지관의 목욕탕을 거치면 하루의 배달은 끝이 난다. 매주 배달의 동선은 조금씩 변화가 있지만, 아주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매주 목요일은 김천신문 배달부이다.

지역신문의 주요 기능과 역할을 궁금해서 AI에게 물어보니 다음과 같은 답을 준다. “감시와 견제로 지방자치단체, 의회, 공공기관의 업무를 감시하고 부정부패를 견제하여 투명성을 확보합니다. 지역 소통의 공론장 조성으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 이슈를 공론화하여 주민 참여를 유도하고 소통 통로 역할을 합니다. 지역 맞춤형 정보 및 기록 생산으로 중앙 언론이 다루지 않는 지역사회 내의 상세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기록합니다. 지역 정체성 및 유대감 형성으로 지역의 역사, 문화, 이야기를 통해 지역 주민 간의 유대감을 높이고 애향심을 고취합니다. 지역 현안 해결 및 대변으로 지방소멸 위기 상황에서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고, 지역 산업 활성화 및 발전 방안을 모색합니다.”

다시 김천신문 창간호에 실린 당시 황명륜(黃明輪) 한국문협 김천지부장의 창간 축시를 원문 그대로 가져온다. “直指 甘泉이 마를 때까지/뜨거운 가슴/가슴의 불길//하나의 生命을 받아들기까지/신접을 차리기까지/뜨거운 눈길여라.//이제 우리의 눈은/그대의 작은 심장에/귀를 기울인다.//聖火처럼 타오를/그대의 기상에/박수를 보낸다.//三山을 붓으로 삼아/直指 甘泉이 마를 때까지/金泉과 金陵 땅/모든 소망을 담고/용솟음치는 하늘/그러한 불길이 되라.// 김천의 삼산이수에서 삼산은 황악산과 금오산과 대덕산이고, 이수는 감천과 직지천이다.

2024년부터 김천신문 수필공원에 어쭙잖은 글을 싣고 있다. 2025년부터는 김천신문 배달부가 되었다. 수필공원에 언제까지 글을 연재할 수 있을지는 확언할 수 없다.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거나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을 때는 마침표를 찍어야 할 것이다. 또한 언제까지 김천신문 배달을 할지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영호가 수필공원에 글을 싣지 않더라도 배달부가 아니더라도 김천신문은 김천시민이 존재하는 한 면면히 이어질 것이다. 김천신문의 주요 기능과 역할 및 중요성은 김천신문 창간호의 창간사와 창간 축시에 잘 나타나 있다. 김천신문이 창간사와 창간 축시의 정신을 이어받아 온고지신하면서 정론직필로 일신우일신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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