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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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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랑(56세․본명 이석수)씨가 ‘서정과현실’ 시조부문 신인작품상 당선으로 문단 등단을 했다. 반년간지 ‘서정과현실’ 2014 하반기호(통권 23호)에 시조 ‘얼음을 조각하다’, ‘황금동다원’, ‘낯선 겨울’ 등 3편을 발표하며 시조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 것.
요동반도 내달려서 압록강을 건너온/ 투명한 말 한 마리 갈기를 휘날린다/ 발목에 새겨놓은 발해/ 음표로 떠올리며// 옥빛 꿈 휘감았던 전설이 된 이야기/ 찬바람 온몸으로 시공을 넘나들었나/ 첼로의 중저음 같은/ 속울음을 토한다// 쇼팽의 야상곡이 유리에 가닿은 밤/ 별 많은 서라벌 땅 둥글게 끌어안고/ 또 한 번 꿈틀거리며/ 반짝이는 말이여
당선작 ‘얼음을 조각하다’ 전문이다.
심사는 이우걸 시인과 구모룡․유성호 문학평론가가 맡았는데 이들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을 통해 “이해랑의 작품은 정형 미학의 양식적 틀을 충실하고도 견고하게 지켜가면서 그 안에 매우 개성적인 상상의 품과 활력을 저며 넣는 유연성을 함께 보여준 우수한 작품”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이해랑 시인은 역사와 풍경과 일상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자신의 시조 작품을 구성하는 역량의 일단을 보여주었다”고 소개하고 “심미적 완결성과 진정성 그리고 스케일과 밀도가 잘 어우러진 결실”이라며 “그의 당선작들을 두고 심사위원들은 이미 정점의 형상을 전개해가고 있는 시조시단에 든든한 원군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격려했다.
“지난해 발해를 만나기 위해 북경을 거쳐 비행기로 장춘에 내려 자동차와 기차를 타고 심양에서 보낸 밤이 떠오른다. 황량하고 끝없는 그 벌판과 먼지 나는 길을 달리고 가르마 같은 강줄기를 바라본 기억들을 하나씩 더듬어 재생한다. 그리고 생을 탈고하기 위해 고향의 저수지에 정신 나간 사람처럼 얼굴을 박고 내 속을 들여다본 시간들을 생각한다. 어쩌면 글쓰기가 때론 고단하고 힘들지만 바로 그런 끝없는 탐색의 여정이 아닐까?”
이해랑 시인의 당선소감 일부분이다.
김천 출신으로 경북대 생명과학대학원을 졸업하고 구미대, 중부대 등에 출강한 이해랑 시인은 서예 실력 또한 뛰어나 대한민국서예대전, 경상북도서예대전 등에서 입선을 차지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