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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음악 예술

이경숙씨 ‘한국시’ 신인상 당선 ‘문단 데뷔’

권숙월 기자 입력 2014.10.06 15:54 수정 2014.10.07 03:54

‘봄을 뜯다’ ‘아버지, 섬이 되다’ ‘하늘과 말하다’ 등 5편

 
ⓒ i김천신문
  이경숙씨가 ‘한국시’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 등단을 했다. ‘한국시’ 10월호에 ‘아버지’, ‘봄을 뜯다’, ‘늙은 손’, ‘아버지, 섬이 되다’, ‘하늘과 말하다’ 등 5편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 것. 

 서울 큰 병원 수술실 들어간 딸 걱정에/ 마음은 벌써 대기실 앞에 가 있다/말보다 먼저 눈물 보인 어머니 다독이며/ 딸들과 올려보낸다// 텔레비전 리모컨 이리저리 눌러보고/ 비뚤어진 이불귀도 맞추어보고/ 찬물 한 그릇 마당에 서서 마시면/ 딸이 좋아하는 색깔의 밤하늘 보인다// 수술실 들어간 지 열 시간이 지나도록/ 전화기 옆 벗어나지 못해 화장실도 못 가고/가을밤 귀뚜라미 우는 소리 듣지 못한다/ 너무 더딘 수술에 목 놓아 울고 만다// 끄윽끄윽 우는 아버지 울음에/ 분꽃, 입 환하게 벌리며 눈물을 삼킨다/ 밤새 등 두드리며 속태워/ 까만 씨앗 수도 없이 내려놓는다
 부항면 출신 이경숙 시인의 신인상 당선작 ‘아버지’ 전문이다. 

 심사를 맡은 채규판․김해성․김석철 시인은 심사평을 통해 “이경숙 시인은 순연한 감수성과 시정(詩情)으로 시적 감흥을 잘 형상화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진솔한 성정(性情)으로 내밀한 삶을 그려내는 묘사력이 돋보인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그의 시세계가 맑고 밝으며 시맥의 폭이 넓어서 한국시단의 거목으로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했다. 

 현재 모암동에 거주하고 있는 이경숙 시인은 당선소감을 통해 “차가운 수술대에 누워야 했던 그날도, 바위만한 아픔의 무게를 밀어내기 힘겨웠던 그 어떤 날도 시를 쓴다는 소박한 사치가 그 다음은 아픔보다 설렘이었다”며 “무덤덤한 글자 한 자 한 자 다듬으며 시처럼 향기 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1999년 3월부터 지금까지 15년 넘게 김천문화학교에서 시를 공부해온 이경숙 시인은 시창작반 수강생으로 구성된 다움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동인지 ‘그 아름다운 소모’, ‘치한처럼 오는 봄’, ‘시간의 유배’ 등 14권에 작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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