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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김천신문 |
김경식(33세)씨가 ‘솟대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시인이 됐다. 한국장애인문인협회 발행 ‘솟대문학’ 2014 겨울호(통권 96호)에 ‘우리 집 개는 묵언수행을 한다’, ‘캄보디아 학교’, ‘두꺼비집’, ‘정미소’, ‘악어 지갑’ 등 5편이 추천완료 돼 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십리 밖의 낯선 발소리만 들려도/ 옆집 개는 골목이 들썩이도록 짖는데/ 우리 개는 십 년째 묵언수행을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수도승처럼 가부좌를 틀고는/ 엎드렸다 일어났다 앉았다 반복하며/ 햇살이 몸 위로 흐물흐물 녹아내릴 때/ 졸음이 눈 위를 무겁게 짓누르는지/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달게 한숨 잔다
당선작 ‘우리 집 개는 묵언수행을 한다’ 앞부분이다.
김재홍 문학평론가(경희대 명예교수)는 추천의 글을 통해 “김경식의 작품들은 대상을 깊이 천착하면서 자아와 세계의 조응을 이뤄가는 솜씨가 주목된다”며 “생동감 있는 표현력과 묘사력이 이미 한 수준을 이루고 있어 시인으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케 해주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경식 시인은 당선소감을 통해 “열여섯 살 때 찾아온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절망하며 지냈으나 기도의 응답으로 소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린다”고 했다.
“수많은 시인들의 시집을 읽으며 언젠가는 꼭 시인이 되기를 꿈꾸었다”는 김 시인은 “그분들의 작품을 외우며 때로는 모방도 하고 비유와 묘사를 익히면서 습작을 했으나 시에 대한 편협한 생각과 좁은 시야 때문에 한계에 부딪혔다”고 털어놓으며 “앞으로 더욱 정진하고 문장부호 하나도 찍을지 말지를 고민하며 자신만의 개성 있는 문체와 작법으로 독자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주는 시를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지체장애자인 김경식 시인은 지난해 2월‘한국산문’수필부문 추천완료로 등단한 수필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