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생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최면진정제(수면제) 사범 중 94%인 88명이 졸피뎀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이철우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최면진정제 사범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엑스터시 및 최면진정제 사범은 118명. 이 가운데 졸피뎀이 88명, 엑스터시 25명, 미다졸람 2명 등 최면진정제 즉 수면제 사범이 93명으로 나타났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마약류로 분류하는 최면진정제를 수출입하거나 이를 이용한 마약사범 총 93명 중 졸피뎀 사범이 88명으로 10명 중 9명이 졸피뎀 사범인 셈이다.
졸피뎀은 수면을 유지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인 GABA의 작용을 증가시켜 불면증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복용 시 전진성 기억상실(최근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을 초래하며 알콜과 함께 복용할 경우 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월 발생한‘서초 세 모녀 살해사건’처럼 각종 범죄에 악용될 경우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병원에서 처방받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점도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얼마 전‘강남 벤틀리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물티슈 업체 모 대표가 직원들을 시켜 지난해 8월부터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졸피뎀 64정을 손쉽게 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별 엑스터시 및 최면진정제 사범 현황을 보면 전체 118명 가운데 경기도가 37명으로 가장 많고 경북 22명, 서울 21명, 대구 11명 순이다.
한편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3년간 향정신성의약품 위반으로 검거된 사범은 2012년 3천931명, 2013년 4천198명에 이어 지난해 4천421명으로 1만2천550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기간 경찰이 이들 사범으로부터 압수한 수면제류는 졸피뎀이 2천211정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밖에 알프람졸람 708정, 로라제팜(아티반) 1천768정 등이다.
이에 대해 이철우 의원은“향정신성의약품사범이 지난 3년 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라며 “주무부처인 식약처에서 추진 중인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체계적인 운용과 더불어 경찰의 철저한 관리 및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