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의⌜Thriller⌟와 문워크 댄스의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던 1983년, 적어도 한국에서만큼은 마이클 잭슨의 인기를 능가하던 또 다른 이름이 하나 있었다. 1980년대 중∙고등 학교 시절을 라디오와 함께 보낸 세대라면 아마도 잊지 못할 그 이름, 바로 F.R 데이비드 (F.R David)이다. 그리고 그를 기억할 때 꼭 떠오르는 한 단어 그것은 ⌜Words⌟다.
1982년 말 발표된 F.R 데이비드의 데뷔 앨범⌜Words⌟의 타이틀곡 ⌜Words⌟는 1980년대 초반 국내 라디오 방송에서만큼은 그 어떤 노래보다도 자주 들려오던 노래였다. 그렇다고 F.R 데이비드가 우리나라에서만 반짝인기를 누렸던 한국형 가수였던 것만도 아니다.
그의 대표곡⌜Words⌟가 1983년 거두었던 성적은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만큼은 마이클 잭슨의 그것을 확실히 뛰어넘는 것이었다.
⌜Words⌟는 자국인 프랑스에서 8주간 차트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서 영국에서 2위, 서독에서는 무려 10주간 1위를 기록했으며 그 밖에도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등 유럽 전역에서 차트 1위에 올랐고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과 호주에서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물론 노래의 히트와 더불어 앨범⌜Words⌟ 역시 800만 장이라는 기록적인 판매고를 기록했다(최대 시장 미국에서의 판매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것은 상상을 불허하는 판매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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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2003년으로 가볼까? 2003년 12월 7일, 올림픽 공원 올림픽홀에서는 어느덧 쉰을 훌쩍 넘긴 한 사내의 내한 공연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F.R 데이비드, ⌜Words⌟가 우리나라에서 사랑받기 시작한지 30년이 더 지난 시점이었다. 너무도 오랜 세월이 흘러버린 까닭에 전혀 기대치 못했던 공연에 초대받은, 역시 어느덧 중년을 넘어선 관객들이 그곳에서 아련한 학창 시절의 일기장을 더듬고 있었다.⌜Words⌟,⌜Pick up the phone⌟,⌜Music⌟,⌜I like Chopin⌟ 아! 맞아, 이런 노래들도 있었지. 그렇게 그곳에선 많은 사람들이 추억을 더듬으며 환호를 올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F.R 데이비드에게⌜Words⌟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